田家晚春[전가만춘] 丁若鏞[정약용]
농가의 늦은 봄
雨歇陂池勒小涼[우헐피지륵소량] : 비가 그치며 연뭇 둑을 조금 서늘하게 다스리니
楝花風定日初長[연화풍정일초장] : 멀구슬 꽃 바람 그치자 해는 비로소 길어진다네.
麥芒一夜都抽了[맥망일야도추료] : 하룻밤 사이 보리 까끄라기 모두 거두길 마치면
減却平原草綠光[감각평원초록광] : 평평한 들판의 잡초 푸른 빛이 도리어 줄어드네.
泥水漪紋漾碧靴[이수의문양벽화] : 진흙 섞인 강물 잔 물결 일며 푸른 신발에 넘치고
?槹閒臥井邊莎[? 고한와정변사] : ? 두레박은 우물 모퉁이 잔디에 한가히 누웠구나.
西隣黃犢春來健[서린황독춘래건] : 서쪽 이웃의 누런 송아지가 봄이 들자 튼튼해져
新服平畦八齒耙[신복평휴팔치파] : 새로 멍에로 밭두렁 고르고 나란히 써레질하네.
荊桑芽吐魯桑舒[형상아토노상서] : 열매 뽕은 싹이 드러나고 여느 뽕은 잎을 펴고
螘子纖纖出殼初[의자섬섬출곡초] : 잘고 가냘픈 누에 새끼 껍질 벗고 나오는구나.
從此女紅爭日夜[종차여공쟁일야] : 이로부터 아낙네들 길쌈하느라 밤 낮 다투고
小姑朝起廢粧梳[소고조기폐장소] : 작은 시누이 일찍 일어나 머리도 못 빗는다네.
연화풍 : 음력 3월 淸明[청명]과 立夏[입하] 사이의 절기에 해당하는
穀雨[곡우] 절기에 부는 맨 뒤의 花信風[화신풍]. 東皐雜錄[동고잡록]
초봄부터 여름까지 5일에 한번 씩 새로운 꽃이 피는 것을 알려주는 바람을
番風[번풍]이라 하며 이를 ‘꽃소식을 알리는 바람’이라 하여 花信風[화신풍]이라 합니다.
이 중에서 梅花風[매화풍]이 가장 이르고, 연화풍이 가장 늦지요.
麥芒[맥망] : 밀, 보리의 까끄라기.
荊桑[형상] : 뽕나무의 일종으로 오디가 많이 열린다 한다.
魯桑[노상] : 뽕나뭇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 또는 교목.
女紅[여공] : 예전에,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女功之事[여공지사].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詩集 卷四[시집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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