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烈雞傳[열계전]

돌지둥[宋錫周] 2021. 1. 3. 08:31

정절을 지킨 닭의 전설

烈雞傳[열계전] 

金若鍊[김약련]

 

문소(의성) 사람이

닭을 길렀는데

세마리 암탉이

수컷 하나를 따랐지요.

聞韶人畜雞[문소인축계]

三雌從一雄[삼자종일웅]

 

이웃의 숫닭이  

그 수탉과 싸워 죽이니

두 암컷은 따랐지만

隣雞闘其䧺而殺之

[인계투기웅이살지]

二雌從之[이자종지]

 

암컷 한마리는

이웃 닭이 나타나면

반드시 피했답니다.

一雌見隣雞必避之

[일자현린계필벽지]

 

이보다 먼저

암탉은 이미 알을

열개를 낳았는데

수탉이 죽은 뒤에

다시 2개의 알을 낳아 

품었답니다.

先是[선시]

雌已産十卵[자이산십란]

及雄雞死[급운계사]

復產二卵而伏之[부산이란이복지]

 

기한이 되어 12개 알이

모두 병아리가 되었습니다.

及期而十二卵皆成雛

[급기이십이안개성추]

 

때는 정조 3년(1779) 봄

정월이었지요.

時上之三年春正月也

[시상지삼년춘정월야]

 

암닭은 그 병아리를

매우 부지런히 먹였답니다.

雌哺其雛甚勤[자포기추심근]

 

꼭 부엌과 뒷간에서

먹을것을 구했지요.

必從厨廁以求食[필종주측이구식]

 

뒷간에는 파리 구더기가 나오고

부엌에는 떨어진 낟알이 많았다.

以廁出蠅蟲[이측출승충]

厨間有遺粒也[주간유유립야]

 

두 달이 못되어

자란 병아리는

스스로 먹을수 있었지만

不二月[불이월]

雛長可自食[추장가자식]

 

암닭은 병아리를 떠나지 않고

다시는 알을 낳지 않았답니다.

雌不離雛[자불리추]

不復產[불부산]

 

주인이 병아리 한마리를

시장에 내다 팔아

소금을 사서 장을 담갔는데

主人鬻一雛于市[주인육일추우시]

買塩以爲醬[매염이위장]

 

소금이 적어 장이 싱거우므로

주인은 다시 병아리 두마리를 팔아

소금을 더하려고 했답니다.

塩少醬味薄[염소장미박]

主人將復賣二雛而加塩焉

[주인장부매이추이가염언]

 

홀연 장 단지가 저절로 깨지니

암닭은 그 병아리를

이끌고 가서  이를 먹였지요.

醬缸忽自破[장항홀자파]

雌率其雛而食之[자솔기추이식지]

 

오월에는

병아리가 커서

거의 묵은 닭 같았지요.

五月[오월]

雛大幾如陳[추대기여동]

 

하룻 저녁에

암닭과 함께 그 새끼들은

모두다 지붕에 올라

이웃집 횃대를 바라 보더니

날아서 그리로 갔습니다.

一日暮[일일모]

雌與其雛皆上屋[자여기추개상옥]

望見隣塒[망견리시]

飛而往焉[비이왕언]

 

열 한마리 병아리들도

모두 다 쫓아 날아

이웃의 횃대로 올랐지요.

十一雛皆從而飛[십일추개종이비]

直上隣塒[직상린치]

 

암닭은 이웃 닭의 목을

깨물어 쏟아 내리니

새끼 열 한 마리가

다투어 치고 쪼아벼렸지요.

雌噬隣雞之項而垂之

[자서린계지항이수지]

十一雛爭搏啄之[십일추쟁박탁지]

 

이웃 닭은 횃대 아래로 떨어져

구르며 문 밖까지 이르렀습니다.

隣雞落于塒下[인계락우시하]

轉闘至門外[전투지문외]

 

이웃집 주인이 말리려하니

옆에 있는 사람이 이르길

암닭이 숫닭과 싸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오니

말리지 말고 우선 봅시다.

鄰家主欲禁之[인가주욕금지]

傍有人曰[방유인왈]

雌雞闘雄雞[자계자계투웅계]

非常事也[비상사야]

勿禁且觀之[물금차환지]

 

그리고 잠시 이웃 닭이 죽자

암탉은 그의 집으로 돌아가서

문에 다다르자 죽었습니다.

俄而鄰雞斃[아이린계폐]

雌返其家[자반기가]

及門而死[급문이사]

 

열 한마리 병아리도

그 어미가 죽는 것을 보자

함께 문과 문지방에

다투듯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十一雛見其母死[십일추견기모사]

皆爭投身于門閾而死

[개쟁투신우문역이사]

 

아아 기이하기도하구나 !

대저 닭들은

무리지어 살아도 짝이 없고

힘이 있는 수탉에게 가

곧 암컷은 쉽게 따르고

수컷이 죽으면 다시 따르지요.

嗚呼其異矣哉[오호기이의재]

夫雞羣居無匹[부계군거무필]

雄雞之有力者[웅계지유력자]

則雌輒從之[즉자첩종지]

䧺死更從他[웅사갱종타]

 

그런데 지금 이 암닭은

능히 그 수탉을 위해 복수하였고

새끼 11마리도 그 어미를 따라

아비의 원수를 갚았으며

어미가 죽자 그 어미를 따라서

죽었답니다.

今是雞也[금시계야]

能爲其雄復讐[능위기웅복수]

十一雛從其母以復父讐

[십일추종기모이복부수]

母死而從其母以死

[모사이종기모이사]

 

새들은 언어로 능히

그 새끼를 가르키는게 아닌데

그 병아리가 능히

어미의 뜻을 알아

어미의 강함을 배웠으니

어찌 그 어미의 매운것이

능히 서로 감응하여

여기에 이른것이 아니겠는가 ? 

禽非能言語以敎其雛

[금비능언어이교기추]

其雛能知母之志而學母之烈

[기추능지모지지이학모지열]

豈非以其母之烈[기비이기모지열]

能相感而自然至此哉

[능상감이자연지차재]

 

아 아 슬프도다 !

사람이 능히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병아리 한 마리로 하여금

그 복수하는 것을 보지 못하게

죽이고 말았구나.

嗟乎悲夫[차호비부]

人不能識其志[인불능식기지]

使一雛不及見復其讐而死也

[사일추불급견복기수이사지]

 

닭의 삶은

천지의 정렬한 기운을 모아

몸은 비록 새 이지만

사람도 능히

하기 어려운 일을 했구나.

雞之生[계지생]

鍾天地貞烈之氣[종천지열부지기]

故身雖禽[고신수금]

而爲人之所難能[이위인지소난능]

 

만약 이 기운을

사람에게 모이게 하여

열 셋의 모자로 태어난다면

장차 하나 하나의 열보와 효자와

충신과 의사가 돌것이구나.

若使[약사]是氣鍾於人[시기종어인]

生出十三母子[생출십삼모자]

將箇箇爲烈婦孝子忠臣義

[장개개위열부효자충신의]

 

애석하구나,

사람에게 모이지 않고

닭에게 모였으니

惜乎[석호]

不鍾之人而鍾於雞也

[부종지인이종어계야]

 

만약 이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렵게 마음에 경계하여

닭 같은 짐승도 능히

이와같이 하는데

어찌 사람되어

어찌 새만도 못하단 말인가

라고 여긴다면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여

힘쓰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若使人之聞之者[약사인지문지자]

惕然警于心[척연경우심]

以爲雞禽也[이위계금야]

能若此[능약차]

豈以人而不如禽乎[기이인이불여금호]

必有自反而勉焉者矣

[필유자반이면언자의]

 

문소(의성) 사람이 관에 알리니

장차 그 마을에 표하여

열계촌이라 이른다.

聞韶人聞于官[문소인문우관]

將表其里曰[장표기리왈]

烈雞村云[열계촌야]

 

나는 득고 탄식하여

전을 이루어본다.

余聞而歎息[여문이탄식]

爲之傳[위지전]

 

斗庵先生文集卷之五  

두암선생문집5권] 傳[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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