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절을 지킨 닭의 전설
烈雞傳[열계전]
金若鍊[김약련]
문소(의성) 사람이
닭을 길렀는데
세마리 암탉이
수컷 하나를 따랐지요.
聞韶人畜雞[문소인축계]
三雌從一雄[삼자종일웅]
이웃의 숫닭이
그 수탉과 싸워 죽이니
두 암컷은 따랐지만
隣雞闘其䧺而殺之
[인계투기웅이살지]
二雌從之[이자종지]
암컷 한마리는
이웃 닭이 나타나면
반드시 피했답니다.
一雌見隣雞必避之
[일자현린계필벽지]
이보다 먼저
암탉은 이미 알을
열개를 낳았는데
수탉이 죽은 뒤에
다시 2개의 알을 낳아
품었답니다.
先是[선시]
雌已産十卵[자이산십란]
及雄雞死[급운계사]
復產二卵而伏之[부산이란이복지]
기한이 되어 12개 알이
모두 병아리가 되었습니다.
及期而十二卵皆成雛
[급기이십이안개성추]
때는 정조 3년(1779) 봄
정월이었지요.
時上之三年春正月也
[시상지삼년춘정월야]
암닭은 그 병아리를
매우 부지런히 먹였답니다.
雌哺其雛甚勤[자포기추심근]
꼭 부엌과 뒷간에서
먹을것을 구했지요.
必從厨廁以求食[필종주측이구식]
뒷간에는 파리 구더기가 나오고
부엌에는 떨어진 낟알이 많았다.
以廁出蠅蟲[이측출승충]
厨間有遺粒也[주간유유립야]
두 달이 못되어
자란 병아리는
스스로 먹을수 있었지만
不二月[불이월]
雛長可自食[추장가자식]
암닭은 병아리를 떠나지 않고
다시는 알을 낳지 않았답니다.
雌不離雛[자불리추]
不復產[불부산]
주인이 병아리 한마리를
시장에 내다 팔아
소금을 사서 장을 담갔는데
主人鬻一雛于市[주인육일추우시]
買塩以爲醬[매염이위장]
소금이 적어 장이 싱거우므로
주인은 다시 병아리 두마리를 팔아
소금을 더하려고 했답니다.
塩少醬味薄[염소장미박]
主人將復賣二雛而加塩焉
[주인장부매이추이가염언]
홀연 장 단지가 저절로 깨지니
암닭은 그 병아리를
이끌고 가서 이를 먹였지요.
醬缸忽自破[장항홀자파]
雌率其雛而食之[자솔기추이식지]
오월에는
병아리가 커서
거의 묵은 닭 같았지요.
五月[오월]
雛大幾如陳[추대기여동]
하룻 저녁에
암닭과 함께 그 새끼들은
모두다 지붕에 올라
이웃집 횃대를 바라 보더니
날아서 그리로 갔습니다.
一日暮[일일모]
雌與其雛皆上屋[자여기추개상옥]
望見隣塒[망견리시]
飛而往焉[비이왕언]
열 한마리 병아리들도
모두 다 쫓아 날아
이웃의 횃대로 올랐지요.
十一雛皆從而飛[십일추개종이비]
直上隣塒[직상린치]
암닭은 이웃 닭의 목을
깨물어 쏟아 내리니
새끼 열 한 마리가
다투어 치고 쪼아벼렸지요.
雌噬隣雞之項而垂之
[자서린계지항이수지]
十一雛爭搏啄之[십일추쟁박탁지]
이웃 닭은 횃대 아래로 떨어져
구르며 문 밖까지 이르렀습니다.
隣雞落于塒下[인계락우시하]
轉闘至門外[전투지문외]
이웃집 주인이 말리려하니
옆에 있는 사람이 이르길
암닭이 숫닭과 싸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오니
말리지 말고 우선 봅시다.
鄰家主欲禁之[인가주욕금지]
傍有人曰[방유인왈]
雌雞闘雄雞[자계자계투웅계]
非常事也[비상사야]
勿禁且觀之[물금차환지]
그리고 잠시 이웃 닭이 죽자
암탉은 그의 집으로 돌아가서
문에 다다르자 죽었습니다.
俄而鄰雞斃[아이린계폐]
雌返其家[자반기가]
及門而死[급문이사]
열 한마리 병아리도
그 어미가 죽는 것을 보자
함께 문과 문지방에
다투듯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十一雛見其母死[십일추견기모사]
皆爭投身于門閾而死
[개쟁투신우문역이사]
아아 기이하기도하구나 !
대저 닭들은
무리지어 살아도 짝이 없고
힘이 있는 수탉에게 가
곧 암컷은 쉽게 따르고
수컷이 죽으면 다시 따르지요.
嗚呼其異矣哉[오호기이의재]
夫雞羣居無匹[부계군거무필]
雄雞之有力者[웅계지유력자]
則雌輒從之[즉자첩종지]
䧺死更從他[웅사갱종타]
그런데 지금 이 암닭은
능히 그 수탉을 위해 복수하였고
새끼 11마리도 그 어미를 따라
아비의 원수를 갚았으며
어미가 죽자 그 어미를 따라서
죽었답니다.
今是雞也[금시계야]
能爲其雄復讐[능위기웅복수]
十一雛從其母以復父讐
[십일추종기모이복부수]
母死而從其母以死
[모사이종기모이사]
새들은 언어로 능히
그 새끼를 가르키는게 아닌데
그 병아리가 능히
어미의 뜻을 알아
어미의 강함을 배웠으니
어찌 그 어미의 매운것이
능히 서로 감응하여
여기에 이른것이 아니겠는가 ?
禽非能言語以敎其雛
[금비능언어이교기추]
其雛能知母之志而學母之烈
[기추능지모지지이학모지열]
豈非以其母之烈[기비이기모지열]
能相感而自然至此哉
[능상감이자연지차재]
아 아 슬프도다 !
사람이 능히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병아리 한 마리로 하여금
그 복수하는 것을 보지 못하게
죽이고 말았구나.
嗟乎悲夫[차호비부]
人不能識其志[인불능식기지]
使一雛不及見復其讐而死也
[사일추불급견복기수이사지]
닭의 삶은
천지의 정렬한 기운을 모아
몸은 비록 새 이지만
사람도 능히
하기 어려운 일을 했구나.
雞之生[계지생]
鍾天地貞烈之氣[종천지열부지기]
故身雖禽[고신수금]
而爲人之所難能[이위인지소난능]
만약 이 기운을
사람에게 모이게 하여
열 셋의 모자로 태어난다면
장차 하나 하나의 열보와 효자와
충신과 의사가 돌것이구나.
若使[약사]是氣鍾於人[시기종어인]
生出十三母子[생출십삼모자]
將箇箇爲烈婦孝子忠臣義
[장개개위열부효자충신의]
애석하구나,
사람에게 모이지 않고
닭에게 모였으니
惜乎[석호]
不鍾之人而鍾於雞也
[부종지인이종어계야]
만약 이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렵게 마음에 경계하여
닭 같은 짐승도 능히
이와같이 하는데
어찌 사람되어
어찌 새만도 못하단 말인가
라고 여긴다면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여
힘쓰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若使人之聞之者[약사인지문지자]
惕然警于心[척연경우심]
以爲雞禽也[이위계금야]
能若此[능약차]
豈以人而不如禽乎[기이인이불여금호]
必有自反而勉焉者矣
[필유자반이면언자의]
문소(의성) 사람이 관에 알리니
장차 그 마을에 표하여
열계촌이라 이른다.
聞韶人聞于官[문소인문우관]
將表其里曰[장표기리왈]
烈雞村云[열계촌야]
나는 득고 탄식하여
전을 이루어본다.
余聞而歎息[여문이탄식]
爲之傳[위지전]
斗庵先生文集卷之五
두암선생문집5권] 傳[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