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次睡軒[차수헌] 濯纓 金馹孫[탁영 김일손]

돌지둥[宋錫周] 2019. 3. 2. 12:44


        次睡軒[차수헌]     濯纓 金馹孫[탁영 김일손]

            수헌[권오복]을 차하여

 

落日長程畔[낙일장정반] : 해가 지며 아주 먼 길이 어그러지니
把杯特勸君[파배특권군] : 잔을 잡아 특별히 그대에게 권하네.
危樓天欲襯[위루천욕친] : 높은 누각은 하늘 가까이 하려하고
官渡路橫分[관도로횡분] : 관청 나루에는 길이 가로로 나뉘네.
去客沒孤鳥[거객몰고조] : 나그네가 가니 외로운 새마저 숨고
浮生同片雲[부생동편운] : 덧없는 인생은 조각 구름과 같구나.
江風不解別[강풍불해별] : 강 바람은 헤어짐을 깨닫지 못하고
吹棹動波文[취도동파문] : 배를 부추기며 잔 물결을 일으키네.

睡軒[수헌] : 權五福[권오복 : 1467-1498]의 호, 자는 嚮之[향지].  문장과 필법이 뛰어났다.
                 무오사화 때 김종직의 門人[문인]이라 하여 처형됨. 저서에 수헌집.
                 金馹孫[김일손]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原韻[원운] : 睡軒 權五福[수헌 권오복]
 
客裏羈懷惡[객리기회악] : 객지 속에 추한 나그네를 위로하며
逢君又送君[봉군우송군] : 그내 만다고 다시 그대를 배웅하네.
孤帆和雁落[고범화안락] : 외로운 돛 쓸쓸한 기러기와 응하고
遠岫點螺分[원수점라분] : 먼 산봉우리 고동 점찍듯 명백하네.
樓上一杯酒[누상일배주] : 누각 위에서 잠시 잔의 술을 마시니
洛東千里雲[낙동천리운] : 낙동강 썩 먼 거리에 구름만 많구나.
蒼茫天欲暮[창망천욕모] : 아득히 푸른 하늘은 저물려 하는데
吟斷不成文[음단불성문] : 한결같이 읊지만 글 이루지 못하네.

濯纓先生文集卷之五[탁영선생문집5권] 詩[시] 1512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