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東皐八詠[동고팔영] 1 蒲團春睡[포단춘수]

돌지둥[宋錫周] 2025. 5. 14. 18:32

東皐八詠[동고팔영] 1  篠叢 洪裕孫[소총 홍유손]

蒲團春睡[포단춘수]

부들 방석의 봄 졸음

 

石牀火微下流蘇[석상화미하류소] : 돌 평상에 열이 적어 쉬다 옮기어 내려가

晚鋪葦絮木綿褥[만포위서목면욕] : 늦게야 갈대 이삭에 목화 솜 요를 펼치네.

柳巷煙暖燕乳雛[유항연난연유추] : 버들 거리 따뜻한 안개 제비 새끼 먹이고

氣如卯醉醺更沃[기여묘취훈갱옥] : 바람 맞서 일찍 취해 더욱 물들어 마시네.

詩魂閑入黑甜鄕[시혼한입흑감향] : 시 짓는 마음 조용히 들자 깊이 잠 들어

自適那知化蝶莊[자적나지화접장] : 스스로 즐기며 어찌 알아 장자의 나비 될까.

天地一塊世石火[천지일괴세석화] : 하늘과 땅 한 덩어리오 세상은 찰나이니

蟻群雨後笑閑忙[의군우후소한망] : 개미 무리 비온 뒤 한가함과 바쁨 비웃네.

 

東皐[동고] : 韓景琦[한경기,1472-1529]의 호, 다른 호는 香雪堂[향설당]

  할아버지 韓明澮[한명회]의 행적을 수치스럽게 여겨 요직을 회피하고 한직에만 머묾.

  南孝溫[남효온]·洪裕孫[홍유손] 등과 어울려 시를 읊었으며,

  竹林七賢[죽림칠현]의 한 사람

  아차산 아래 농막을 두고 호를 동고하 하였다.

卯醉[묘취] : 早晨酒醉[조신주취], 이른 새벽부터 술에 취함.

黑甜鄕[흑첨향] : 깊은 잠, 단잠, 꿈나라.

 

附[부] 南秋江次題[남추강차제]

부침 추강 남효온이 차하여 짓다.

 

蘩陰漠漠柳絲斜[번음막막류사사] : 산 쑥 그늘 막막한데 실 버들은 비스듬하고

花壓欄干耀日華[화압란간요일화] : 꽃을 가로막는 난간에 찬란한 해가 빛나네.

有才不展不如睡[유재부전불여수] : 재주 있어도 베풀지 않고 자는 것만 못하니 

蘧蘧化蝶尋春花[거거화접심춘화] : 의기 양양한 나비 되어 봄 꽃이나 찾아가리.

冷然喪我隨飄風[냉연상아수표풍] : 냉담하게 나를 잊고서 회오리 바람 따르며

手摩列缺超鴻濛[수마렬결초홍몽] : 높은 하늘에 손 비비니 천지의 원기 지나가네.

堪笑少年習氣在[감소소년습기재] : 우습구나 어린 나이의 습관과 버슬이 있으니

歸途就見照周公[귀도취견조주공] : 돌아가는 길에 주공의 견주어 나아가 만나리.

 

漠漠[막막] : 고요하고 쓸쓸함,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멂.

蘧蘧[거거] : 의기양양하다, 높다, 많이 모이는 모양.

冷然[냉연] : 태도 따위가 쌀쌀한 모양. 냉담한, 갑자기, 돌연, 불시에.

缺[열결] : 매우 높은 하늘. 번개.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공중 전기의 방전이 일어나 번쩍이는 불꽃.

鴻濛[홍몽] : 천지 자연의 원기, 하늘과 땅이 아직 갈리지 않은 혼돈 상태.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餘慶[여경],  호는  篠叢[소총], 狂眞子[광진자].

   조선 전기의 시인.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세속적인  영화를  버리고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렸다.

연산군 때(4년, 1498년 9월)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이유로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제주도에 관노로 끌려 갔다가 중종 반정으로 풀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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