晝夢甚繁[주몽심번]欠伸一覺[흠신일각]
室中閒靜[실중한정]蕭然淸坐[소연청좌]了無一事[무료일사]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낮꿈이 매우 많았는데 하품하고 기지개를 켜고 깨어 보니
방 안이 한가하고 조용하므로 쓸쓸히 앉았는데 아무 일이 없었다.
醒來蝴蝶已亡羊[성래호접이망양] : 깨어 보니 호접은 이미 양을 잃은 것 같아
妄想蘧然墮渺茫[망상거연타묘망] : 망상을 반색하다가 아득한 곳에 떨어졌네.
遲日小園春爛熟[지일소원춘난숙] : 긴긴 날 작은 동산엔 봄이 빛나 무르익고
煖風深苑絮顚狂[난풍심원서전광] : 더운 바람 깊은 동산 버들솜 뒤집혀 가네.
閒敎小女輕搔背[한교소녀경소배] : 한가로이 소녀 시켜 등을 살살 긁게 하고
懶愛晴窓靜負陽[나애청찰정부양] : 게을리 밝은 창에 햇볕 떠맡기 좋아하네.
身似老牛鞭不動[신사로우편부동] : 몸은 채찍질에도 꼼짝 않는 늙은 소 같아
任他鷄鴨鬪昇堂[임타계압투승당] : 닭과 오리 싸우며 마루를 오르거나 말거나
蝴蝶[호접] : 莊周[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彼我[피아]의 구별을 잊고 놀았다는 꿈.
亡羊[망양] : 楊子[양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고 찾으러 나갔으나
갈림길이 많아서 찾지 못하고 말았다는 고사, 이미 잃어버림. 多岐亡羊[다기망양].
妄想[망상] : 이치에 어긋나는 헛된 생각,
蘧然[거연] : 반색하는 모양, 놀라고 기뻐하는 모양.
渺茫[묘망] : 넓고 멀어 바라보기에 아득함.
爛熟[난숙] : 더할 나위 없이 충분히 발달하거나 성숙함.
任他[임타] : 타인의 행동에 대하여 간섭하지 않고 방임함.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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