庭梅 崔匡裕[최광유]
뜰의 매화
練艶霜輝照四隣[연염상휘조사린] : 비단처럼 고운 서리같은 빛이 주위를 비추니
庭隅獨占臘天春[정우독점랍천춘] : 뜰 한 구석에서 섣달의 봄을 홀로맞는구나.
繁枝半落殘粧淺[번지반락잔장천] : 번화한 가지 반쯤 떨어져 단장이 거의 스러진 듯
晴雪初銷宿淚新[청설초소숙루신] : 눈이 개고 갓 녹아 눈물 새로 머금었네.
寒影低遮金井日[한영저차금정일] : 찬 그림자는 나직이 드리우고 금 난간에 해가비추니
冷香輕鎖玉窓塵[냉향경쇄옥창진] : 맑은 향내는 가벼이 잠기어 옥창에 묵는구나.
故園還有臨溪樹[고원환유림계수] : 고향에 돌아가면 시냇가의 나무를 대하리니
應待西行萬里人[응대서행만리인] : 응당 기다리게나 서쪽으로 가 만리에 있는사람을.
東文選卷之十二[동문선권지12] 1478간행본에서 인용.
최광유[ ?- ? ] : 신라말의 문인.본관은 慶州[경주].
885년(헌강왕 11) 唐[당]에 宿衛學生[숙위학생]으로 파견되어 유학했으며
외국인을 위한 과거시험인 賓貢科[빈공과]에 합격.
학문이 깊고 시로써 유명했는데, 타국에서 과거급제하는 어려움과
한가한 자연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시로 잘 표현했다.
당나라에서는 최치원·최승우· 박인범 등과 함께
신라 10賢[현]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