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居海錯漢之廬[거해착한지려]

돌지둥[宋錫周] 2024. 12. 15. 07:53

居海錯漢之廬[거해착한지려]  篠叢 洪裕孫[소총 홍유손]

바다에 거주하며 한강의 농막과 어긋남에.

 

大艦下來艇遞來[대함하래정체래] : 큰 군함이 내려오니 작은 배 차례로 돌아오고

暫眠海錯漢廬興[잠면해착한려흥] : 잠시 잠든 바다에 한강의 성한 농막 어긋나네.

三竿天日臨窓愛[세간천일림창애] : 세길이나 뜬 하늘의 해 즐기는 창문에 임하고

數朶嶺雲隔野蒸[수타령운격야증] : 자주 움직이는 고개의 구름 찌는 들판 가리네.

白玉新粳炊飯進[백옥신편취반신] : 흰 옥같은 햇 멥쌀로 불을 때 밥을 선사하니

靑簹宿醴汁盆澄[청당숙례즙분징] : 푸른 왕대에 묵은 단술에 동이의 즙이 맑구나.

肥魚章擧灸烹間[비어장거구팽간] :살찐 물고기와 문어를 삶는 사이에 뜸을 뜨고

軟菜體葑生熟仍[연채체풍생숙잉] : 연한 나물 순무 기르니 인해 싱싱하게 여무네.

捫腹欠伸納稿履[문복흠신납고리] : 배 만지고 하품에 기지개켜며 집신을 들이고

遐觀聊擬碧峯升[하관료의벽봉승] : 멀리 보며 힘입어 푸른 봉우리 오를걸 헤아리네.

 

三竿[삼간] : 해가 세 길이나 뜸, 날이새어 해가 높이 뜸.

章擧[장거] : 낙짓과에 속한 두족류 연체동물, 문어.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餘慶[여경],  호는  篠叢[소총], 狂眞子[광진자].

   조선 전기의 시인.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세속적인  영화를  버리고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렸다.

연산군 때(4년, 1498년 9월)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이유로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제주도에 관노로 끌려 갔다가 중종 반정으로 풀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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