卜居[복거] 白居易[백거이]
사는 곳을 점치다
遊宦京都二十春[유환경도이십춘] : 서울 도시에서 벼슬로 떠돈 지 스무번의 봄이라
貧中無處可安貧[빈중무처가안빈] : 가난함 속에 거처가 없어도 가난을 즐길 만했네.
長羨蝸牛猶有舍[장선와우유유사] : 늘 부러워하는 달팽이는 오히려 집이 넉넉한데
不如碩鼠解藏身[부여석서해장신] : 큰 쥐만도 못하기에 몸을 감추려고 기원하네.
且求容立錐頭地[차구용립추두지] : 우선 구할 건 얼굴 세울 송곳 머리 만한 땅이오
免似漂流木偶人[면사표류목우인] : 나무 인형 닮아 정처 없이 떠도는걸 면함이라네.
但道吾廬心便足[단도오려심편족] : 다만 나의 농막 길에 마음 편안히 머무르면서
敢辭湫隘與囂塵[감사추애여효진] : 감히 땅이 낮고 좁고 시끄러운 티끌 함께 사양하네.
蝸牛[와우] : 달팽이.
碩鼠[석서] : 큰 쥐, 장점이 하나 없이 높은 자리만 탐하는 사람.
木偶人[목우인] : 나무로 만든 사람 형상, 아무 재주와 능력이 없는
무능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
湫隘[초애] : 땅이 낮고 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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