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鮫室[교실]

돌지둥[宋錫周] 2022. 10. 5. 08:39

鮫室[교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교인의 집.  

 

世人徒見五岳雄[세인도견오악웅] : 세상 사람들은 헛되이 오악의 웅장함을 바라보니

巍峨嶻嶪方輿中[외아절업방여중] : 지구의 가운데에 높고도 험하게 높이 솟아있구나.

不知海底有高峯[부지해저유고봉] : 바다 밑에도 높은 봉우리가 있는 걸 알지 못하는데

嶚嶛嵌巖沈空濛[요료감암침공몽] : 높고 높은 산골짜기 바위 쓸쓸한 가랑비에 잠기네.

洞壑窊𥥸石竇深[동학와다석두심] : 큰 골짜기 우묵하고 낮으며 바위의 구멍도 깊은데

中有壯麗鮫人宮[중유장려교인궁] : 가운데에는 장엄하고 화려한 교인의 궁전이 있구나.

螺貝蠙珠相陸離[나패빈주상륙리] : 소라와 조개 진주조개 서로 섞여 아름답게 빛나고

眩目不辨靑與紅[현목불변청여홍] : 눈이 부시어 분별하지 못하고 붉고 푸름 함께하네.

珊瑚交柯蔭階庭[산호교가음계정] : 산호의 가지가 서로 엇갈려 뜰의 섬돌 덮어 가리고

琅玕碧實垂簷欞[낭간벽실수첨령] : 낭간 옥돌의 푸른 열매가 추녀와 처마에 드리웠네.

洞房幽邃戶半扃[동방유수호반경] : 그윽하고 깊숙한 화촉동방에 집은 반쯤 닫혀있고

但見機杼聲玲玎[단견기저성령정] : 다만 보이는건 베틀의 북이 옥 부딪치는 소릴 내네. 

織成氷綃萬丈長[직성빙초만장장] : 깨끗한 얇은 비단 짜서 이루니 만 장으로 길어지고

裁爲玉皇白霓裳[재위옥황백예상] : 옥황상제 옷을 지어 만드니 무지개 치마가 빛나네.

霓裳裁了翦刀寒[예상재료전도한] : 무지개 치마를 만들고 나니 자르는 칼은 오싹하고

水晶簾外飛寒霜[수정렴외비한상] : 수정 주렴 밖으로는 차가운 서리발이 날리는구나.

閑拈一幅賣人間[한점일폭매인간] : 한 폭을 한가하게 집어들어 인간에게 내보임은

爲掃人間煩熱忙[위소인간번열망] : 인간들의 조급한 번열을 쓸어내기 위함이라네.

臨別彷徨泣珠去[임별방황읍수거] : 이별에 임하여 울며 구슬을 내 버리고 방황하니

碧海無際天茫茫[벽해무제천망망] : 끝도 없는 푸른 바다 하늘 넓고 멀어 아득하구나.

 

鮫室[교실] : 鮫人之室[교인지실], 鮫人[교인]의 집

      교인은 물속에 사는 괴상한 人魚[인어]

      이 인어는 항상 베짜는 일을 폐하지 않으며

      울면 눈에서 구슬이 무한정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五岳[오악] : 이름난 다섯 산,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 백두산, 삼각산)

      중극의 신성한 산, (泰山[태산], 華山[화산], 衡山[형산], 恒山[항산], 嵩山[숭산]).

巍峨[외아] : 산 등이 높고 큰 모양, 우뚝 솟은 모양.

方輿[방여] : 대지, 지구.

陸離[육리] : 여러 빛이 뒤 섞여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뒤섞여 많고 성한 모양.

琅玕[낭간] :  비슷한 아름다운 돌인데 전하여 아름다운 문장을 비유.

      구슬 나무로써 鳳凰[봉황]이 그 열매를 먹는다는 말이 옛 글에 있다.

霓裳[예상] : 무지개와 같이 아름다운 치마.

煩熱[번열] : 신열이 몹시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괴로운 증세

 

梅月堂詩集卷之十[매월당시집권지십] 詩○遊關東錄[시 유관동록] 1583년

金時習[김시습 : 1435-1493]

'매월당 김시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蜃樓[신루]  (0) 2022.10.30
白菊[백국]  (0) 2022.10.24
尾閭[미려]  (1) 2022.09.29
日出[일출]  (2) 2022.09.25
鯨戲[경희]  (2) 2022.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