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中樞初種園花[고중추초종원화]不知所以養[부지소이양]
金時習[김시습]
고상한 느릅나무 속에 처음 뜰에 꽃을 심었지만 기르는 바를 알지못하여
高公園裏集花石[고공원리집화석] : 높은 관아의 동산 가운데 돌과 꽃 가지런하여
語我花園養花法[어아화원양화법] : 나는 화초 심은 동산에 꽃 기르는 법을 말하네.
君曾花譜見也未[군증화보견야미] : 그대는 이전에 화보를 아직 보지 못하였으니
不見且聽看花格[불견차청간화격] : 보지 못해도 또한 들으며 꽃의 격식 바라보네.
長春只在秀而繁[장춘지재수이번] : 긴 봄날은 다만 이 무성하고 빼어남에 있으니
莫似茄莖爲樸樕[막사가경위박속] : 가지 줄기 비슷한 것을 떡갈나무 되었다 말라.
梅幹夭矯老且神[매간요교로차신] : 매화 줄기 구불구불 신기하고 또한 익숙한데
莫似村桑謾拗曲[막사촌상만욱곡] : 시골 뽕나무 흉내내 굽은걸 눌러 속이지 말라.
老松槎牙勢自然[노송사아세자연] : 늙은 소나무 가지가 얽혀도 자연스런 형세요
嶺上受風剛且縮[영상수풍강조숙] : 고개 위에서 맞는 바람에 또 올바르고 굳세네.
假山嵌巖勢逼眞[가산감암세핍진] : 가짜 산 골짜기와 바위 기세는 몹시 비슷하고
崆峒三茅煙靄足[동공삼모연하족] : 공동산 삼모봉에 안개와 노을이 머무는구나.
玲瓏拳石意無窮[영롱권수의무궁] : 광채 찬란한 주먹만한 돌 생각은 끝이 없으니
坐對仙山千萬疊[좌대신산천만첩] : 앉아 마주대하는 신선 산은 천만 겹이로구나.
淨掃庭除列瓷盆[정소정제렬자분] : 섬돌 아래 깨끗이 쓸고서 질그릇 동이 벌리고
鵷行仙侶朝天閽[원항선려조천혼] : 높은 조관 신선을 짝하여 궁문으로 입궐하네.
雨霽風微春日暄[우제풍미춘일훤] : 비가 개이며 바람이 작으니 봄 햇살 따뜻하여
雄蜂雌蝶飛而喧[웅봉자접비이훤] : 수컷 꿀벌과 암컷 나비 떠들썩하게 날아가네.
衙罷歸來試一看[아파귀래시일간] : 관아 파하고 돌아와 시험삼아 잠시 바라보니
足慰役役勞生魂[족위역역로생혼] : 일에만 힘쓰던 고단한 삶의 생각 위로를 받네.
花譜[화보] : 꽃의 이름, 특성, 피는 때 따위를 적은 책.
夭矯[요교] : 구불구불하고 기세있는 모양, 굽혔다 폈다 마음대로 되는 모양.
假山[가산] : 돌을 쌓아 만들어 정원 등에 관상용으로 만든 가짜산.
逼眞[핍진] : 실물과 다름없을 정도로 몸시 비슷함.
崆峒[공동] : 薊州[계주]에 있는 산으로 仙人[선인] 廣成子[광성자]가 살았는데
황제 軒轅氏[헌원씨가 일찍이 이 산으로 광성자를 찾아가 道[도]를 물었다 함.
三茅[삼모] : 三茅峰[삼모봉], 惠山[혜산, 江蘇省(강소성) 無錫(무석) 서쪽의 산]에 있는
세개의 산 이름중 하나. 頭茅, 二茅, 三茅가 유명하다.
鵷行[원항] : 조정에 늘어선 관리의 行列[항렬],
鵷[원]은 봉황새의 일종인 원추새로 높은 새 이기에 朝官[조관]을 말함.
役役[역역] : 몸을 아끼지 않고 일에만 힘씀.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詩[시] 花草[화초]
1583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88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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