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金剛山[제금강산] 洪裕孫[홍유손]
금강산에 쓰다.
金剛山一支蔓延於百許里。雪岳山略如金剛。故曰小金剛。此則題於小金剛
금강산 한 줄기가 덩굴처럼 뻗어 백리에 이른다.
설악산을 금강과 같다 하니 고로 이르기 소금강이라 한다
이에 소금강에 기대어 쓴다.
生先檀帝戊辰歲[생선단제무진세] : 단군이 즉위한 무진년보다 앞서 태어나
眼及箕王號馬韓[안급기왕호마한] : 기 자가 국호를 마한이라 한 걸 보았네.
留與永郞遊水府[유여영랑유수부] : 머물다가 영랑과 함께 수부를 유람하다
又牽春酒滯人間[우견춘주체인간] : 우연히 봄 술 마시고 인간 세상에 머무네.
永郞[영랑] : 신라 화랑의 이름.
홍유손은 김시습을
문학의 스승으로 모시고 다녔는데,
서로 부자처럼 사이가 좋았다.
남효온이 금강산을 유람한다는 말을 듣고
한발 앞서 가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절벽에 위의 시를 지어 써 놓고는
내려와서,
타고 올라갔던 나무를 베고
뿌리를 뽑아버렸다.
나중에 남효온이 그곳에 이르러,
올라갈 수 없는 절벽에 시가 쓰인 것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날아다니는 飛仙[비선]"이
지은 시라고 생각하였다.
(『林下筆記[임하필기] 』 권18)
남효온은 홍유손을
고상하게 살면서
榮利[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隱君子[은군자]’라고 칭찬하였으며,
그의 문학에 대해 평하기를,
"文[문]은 漆園[칠원]과 같고,
詩[시]는 山谷[산곡]을 섭렵하였다."
라고 하였다.
칠원은 옷나무 숲속에 살았던
고대의 莊子[장자]를 말하고,
산곡은 宋나라 시인
黃庭堅[황정견]의 號[호]이다.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餘慶[여경],
호는 소총·광진자. 조선 전기 시인.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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