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題金剛山[제금강산]

돌지둥[宋錫周] 2023. 10. 25. 20:00

題金剛山[제금강산]   洪裕孫[홍유손]

금강산에 쓰다.

金剛山一支蔓延於百許里。雪岳山略如金剛。故曰小金剛。此則題於小金剛

금강산 한 줄기가 덩굴처럼 뻗어 백리에 이른다.

설악산을 금강과 같다 하니 고로 이르기 소금강이라 한다

이에 소금강에 기대어 쓴다.

 

生先檀帝戊辰歲[생선단제무진세] : 단군이 즉위한 무진년보다 앞서 태어나

眼及箕王號馬韓[안급기왕호마한] : 기 자가 국호를 마한이라 한 걸 보았네.

留與永郞遊水府[유여영랑유수부] : 머물다가 영랑과 함께 수부를 유람하다

又牽春酒滯人間[우견춘주체인간] : 우연히 봄 술 마시고 인간 세상에 머무네.

 

永郞[영랑] : 신라 화랑의 이름.

홍유손은 김시습을

문학의 스승으로 모시고 다녔는데,

서로 부자처럼 사이가 좋았다.

남효온이 금강산을 유람한다는 말을 듣고

한발 앞서 가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절벽에 위의 시를 지어 써 놓고는

내려와서,

타고 올라갔던 나무를 베고

뿌리를 뽑아버렸다.

나중에 남효온이 그곳에 이르러,

올라갈 수 없는 절벽에 시가 쓰인 것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날아다니는 飛仙[비선]"이

지은 시라고 생각하였다.

(『林下筆記[임하필기] 』 권18)

남효온은 홍유손을

고상하게 살면서

榮利[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隱君子[은군자]’라고 칭찬하였으며,

그의 문학에 대해 평하기를,

"文[문]은 漆園[칠원]과 같고,

詩[시]는 山谷[산곡]을 섭렵하였다."

라고 하였다.

칠원은 옷나무 숲속에 살았던

고대의 莊子[장자]를 말하고,

산곡은 宋나라 시인

黃庭堅[황정견]의 號[호]이다.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餘慶[여경],

   호는 소총·광진자. 조선 전기 시인.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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