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임제

雨餘吟[우여음]

돌지둥[宋錫周] 2024. 5. 14. 08:33

雨餘吟[우여음]  林悌[임제]

비온 뒤에 읊다.

 

淰淰雲生榻[심심운생탑] : 흐리고 흐린 거친 구름 만들더니

蕭蕭雨送簷[소소우송첨] : 쓸쓸하니 처마에 비를 보내오네.

葉舟秋醉重[염주추취중] : 일엽편주에 거듭 취한 가을이라

溪碧夜絃添[계벽야현첨] : 푸른 시내에 밤에 현악기 더하네.

氣侵晨泠[무기침신령] : 안개 기운 맑은 새벽에 침노하고

風威向夕嚴[풍위향석엄] : 바람의 위력 급히 저녁을 향하네.

荷衣半凋落[하의반조락] : 연꽃 옷은 한창 시들어 떨어지니

怊悵倚寒巖[초창의한엄] : 슬퍼 한하며 차가운 바위에 기대네.

 

荷衣[하의] : 蓮[연] 잎으로 엮어 만든 隱士[은사]의 옷,

   楚辭[초사] 離騷經[이소경]에,

   "製芰荷而爲衣兮[제부하이위의혜] : 연잎을 재단하여 옷을 만듦이여,

    集芙蓉而爲裳[집부용이위상] : 연꽃으로는 치마를 짓도다." 하였다.

凋落[조락] : 초목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짐,

   차차 쇠하여 보잘것 없어짐.

怊悵[초창] : 근심하는 모양, 실의한 모양, 마음에 섭섭하게 여김.

 

林白湖集[임백호집]  卷之一[권지일] 五言近體[오언근체]

林悌[임제, 1549-1587] : 자는 子順[자순], 호는 白湖[백호], 楓江[풍강] 등.

   서북도 병마평사로 임명되어 임지로 부임하는 길에 황진이의 무덤을 찾아가

   시조 한 수를 짓고 제사지냈던 일과 기생 寒雨[한우]와 시조를 주고받은 일,

   평양기생과 평양감사에 얽힌 일화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