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

金冠玉見訪[김관옥견방]

돌지둥[宋錫周] 2024. 3. 14. 18:29

金冠玉見訪[김관옥견방]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김관옥이 방문하다.

 

空谷有跫音[공곡유공음] : 빈 골짝에 사람 발자국 소리 있어
疎籬狗出狺[소리구출은] : 성긴 울타리에 개가 나가 짖는구나.
門外好客來[문외호객래] : 문 밖에는 좋은 손님 돌아왔는데
廚中老妾窘[주중로첩군] : 부엌 안의 늙은 첩은 옹색해하네.
淸談雜諧謔[청담잡해학] : 청아한 이야기에 해학까지 섞이고
晩飯折蔬筍[만반절소순] : 저녁밥엔 채소와 죽순 꺾어 왔네.
各言世味薄[각언세미박] : 모두 말하길 세상 맛 야박하다니
敢恨唐虞遠[감한당우원] : 감히 요와 순임금 멀어짐 한하랴.
學道竟何裨[학도경하비] : 배우는 도리 끝내 무엇을 더할까
於世此爲閏[어세차위윤] : 의지한 세상 이것만 남게 된다네.
一刖定自徵[일월정자징] : 한 번 베인 발꿈치 몸소 징계하지 
何用勞三獻[하용로삼헌] : 어찌 애써 세 번까지 바치었던가.

君來慰窮寂[군래위궁적] : 그대 와서 궁하고 적막함 위로하니
晩途驚深春[만도경심춘] : 저무는 길에 봄이 깊어짐에 놀랐네.
語罷出門別[어파출문별] : 이야기 마치고 문을 나서 헤어지니
斜陽已西隕[사양이서운] : 기우는 햇살 벌써 서쪽에 떨어지네.

 

冠玉[관옥] : 金瑬[김류, 1571-1648]의 자, 호는 北渚[북저].

   이항복의 제자, 형조좌랑, 전주판관, 병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跫音[공음] : 사람의 발자국 소리.

淸談[청담] : 속되지 않은 淸雅[청아]한 이야기.

諧謔[해학] :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는 행동.

唐虞[당우] : 고대의 임금인 도당씨 요와 유우씨 순을 아울러 이르는 말.

三獻[삼헌] : 卞和三獻[변화삼헌],

   참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해를 당하는 것을 뜻한다. 

    和氏之璧[화씨지벽],  楚[초]나라 厲王[여왕] 때

    卞和[변화]가 산중에서 玉璞[옥박]을 얻어 이를 받들고 가서

    厲王[여왕]에게 바치자, 여왕이 玉[옥] 세공인에게 鑑定[감정]을 시킨 결과,

    玉璞[옥박]이 아니고 돌이라 하므로, 여왕이 변화가 임금을 속였다 하여

   그의 왼쪽 발꿈치를 베었다.

   여왕이 죽고 武王[무왕]이 즉위한 다음 변화가 다시 그 옥박을 무왕에게 바치자,

   역시 옥인에게 감정을 시킨 결과 또 돌이라 하므로,

   무왕이 또 변화가 임금을 속였다 하여 그의 오른쪽 발꿈치를 베었다.

   그 후 무왕이 죽고 文王[문왕]이 즉위하자,

   변화가 그 옥박을 안고 楚山[초산] 아래에서 3일 낮밤을 울면서

   문왕이 물으니 '발을 잘려서 우는 게 아니다.

   보옥이 돌이 되고, 정직한 사람이 거짓말쟁이 취급 받는 것이 슬퍼서 운다.'

  라고 고하니 그 전후 내막을 듣고는 옥인을 시켜 그 옥박을 쪼개어

   과연 보배를 얻었다는 고사. 韓非子[한비자] 和氏[화씨].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李恒福[이항복, 1556-1618] : 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