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慄挽[정율만]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정율에 대한 만사
大抵本如寄[대저본여기] : 무릇 근본은 붙여 사는것과 같은데
誰將論久速[수장론구속] : 누가 장차 오래고 빠름을 논의할까 ?
其來卽是歸[기래즉시귀] : 마땅히 온것은 죽어 돌아감 옳으니
玆理吾先爥[자리오선촉] : 이 이치를 나는 먼저 간파했다네.
然且爲君哀[연차위군애] : 그럼에도 또 그대 위해 슬퍼함은
所未能免俗[소미능만속] : 아직 능히 속인을 면치 못함이라네.
有口豈復言[유구기부언] : 입이 있어도 어찌 다시 하소연할까
有淚不敢哭[유루불감곡] : 눈물이 있어도 감히 곡도 못한다네.
撫枕畏人窺[무침외인규] : 베개 어루만지며 남이 엿볼까 두렵고
呑聲潛飮泣[탄성잠음읍] : 소리 삼키며 훌쩍 훌쩍 울음 감추네.
誰持快剪刀[수지쾌전도] : 그 누가 잘드는 칼을 쥐고서 자르나
痛割吾心曲[통할오심곡] : 나의 심장 구석을 아프게 찌르네.
鄭慄[정율] : 己丑獄事[기축옥사]로 정승 鄭彦信[정언신]이 조정에서 매를 맞고
甲山[갑산]으로 귀양을 가게 되니, 그의 아들 慄[율]이 斷食[단식] 끝에
피를 토하고 죽었다.
이때 자칫하면 連累罪[연루죄]에 연루될까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하였고,
심지어 장사조차 禮[예]대로 하지 못하였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은 당시에 文事郞[문사랑]이 되었던 까닭으로
그 원통함을 알고서 棺[관] 뚜껑을 덮을 적에 시 한 수를 지어 비밀히 관 속에 넣었는데,
집안 사람들도 몰랐다가 정율의 아들이 장성하여, 遷葬[천장 : 이장]하게 되어 관을 열어보니,
세월이 이미 30년이 지났는데도 종이와 먹빛이 그대로 있었다 함.
출처 混定編錄[혼정편록 : 윤선거], 魯西遺稿[노서유고]. 龍洲集[용주집 : 조경].
大抵[대저] : 대체로 보아서, 무릇, 대강.
飮泣[음읍] : 흑흑 느끼어 움.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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