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都事責妓[도사책기]

돌지둥[宋錫周] 2016. 6. 30. 14:36

     野談集[야담집]-3  

      都事責妓[도사책기]
         도사가 기녀를 꾸짖다.

西關文官  爲本道都事  將赴任所時  路宿一驛  翌朝遞馬  而馬上搖動

서관문관  위본도도사  장부임소시  노숙일역  익조체마  이마상요동

不能堪坐  及唱密告都事曰   若不嚴治驛長漢  則來頭座馬

불능감좌  급창밀고도사와   약불엄치역장한  즉래두좌마


   西關文官[서관문관]이 本道都事[본도도사]가 되어서 장차 任所[임소]에 부임 할 때에

驛[역]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틑날 아침 말을 바꾸어 타니,
馬上[마상 : 말 위]이 요동하여 능히 견뎌 앉아 있을 수가 없거늘,
及唱[급창 : 군아의 노복]이 가만히 도사에게 고해 가로되
"만약 역장놈을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돌아오실 때 타실 말을 또한 이와 같이 하리니,
안전케 오직 소인 거행으로 쫓게 하시면 원로 행차를 평안히 하시게 되오리다."


亦復如是  案前惟從小人擧行  則遠路行次  平安爲之矣   都事許之  

역부여시  안전유종소인거행  즉원로행차  평안위지의    도사허지

及唱呼使令  拿致該驛兵房及都長決杖

급창호사령  나치해역병방급도장결장


   역시 이와 같을 것이니, 오직 그 처리를 오직 소인의 말에 따른다면,
먼길의 행차가, 평안하실 것입니다, "
하여 도사가 허락하니, 심부름꾼이 사령을 불러
그 역의 병방, 도장을 붙잡아 매질을 하고,




分付曰   別星行次座馬  何出如此駑劣者乎  此馬座上不便  速速換他以納也

분부왈   별성행차좌마  하출여차노열자호  차마좌상불편  속속환타이납야

 驛漢果以駿騘換來  都事暗自思  則在前以擧子上京往來之時

 역한과이준총환래  도사암자사  즉재전이거자상경왕래지시

 

분부하기를

 "別星行次[별성행차 : 왕명으로 외국에 가는 사신의 행차]의 앉으시는 자리를

어찌 이와 같은 용렬한 말을 내었는고  ?

이 말은 앉을 자리가 불편한 고로 곧 다른 말로 바꾸어 드리라 ! " 
  하고 호령하니, 역졸놈이 과연 駿騘[준총 : 청색빛 준마]로 바꾸어 오니,

도사가 가만히 생각하기를 상경 왕래할 때에



或貰或借馬俱四足  則吾不敢擇而騎之矣  今日駿駒  平生初見也  不多日

혹세혹차마구사족  즉오불감택이기지의  금일준구  평생초견야  불다일

行到道內  則道內守令  支供茶啖  又送隨廳妓生現身

행도도내  즉도내수령  지공다담  우송수청기생현신

 

혹은 세 내고 혹은 빌린 말로써 四足[사족 : 네 발]은 갖추었으나,

내가 감히 말을 가려 타지는 못하였더니, 오늘 준마는 평생에 처음 타보는 것이다.

많은 날을 허비하지 않고 도내(道內)에 다달은 즉 도내 수령이 다담상을 차려 내 오고,

수청 기생을 보내 옴애



則都事曾未見妓生耳  問曰  彼紅裙女人  何事出來  及唱曰  本府所

즉도사증미견기생이  문왈  피홍군여인  하사출래  급창왈  본부소

送隨廳妓生也   都事曰  然則彼女人  用於何

송수청기생야   도사왈  연즉피여인  용어하

 

도사는 일찍이 기생을 본 일이 없는 위인이라,
  " 저 붉은 치마의 여자가 어떠한 일로 여기에 왔는고 ? "하니

급창이 말하길
  " 이 고을 관아에서 보내온 바 수청기생이옵니다." 

도사 왈
  " 그러면 저 여인을 무엇에 써야 되는고 ?"


及唱曰  行次與之同枕好矣   都事曰  已笄女人  必有其夫  能無後患耶

급창왈  행차여지동침호의   도사왈  이계여인   필유기부 능무후환야

及唱曰  列邑之置妓  接待使客者也  其夫雖或有之  不敢生怒耶

급창왈  열읍지치기  접대사객자야  기부수혹유지  불감생노야

 

급사 말하길
  "행차 하시는데 더불어 동침하심이 좋으실 것입니다. "
 도사 왈

  "그 여인 반드시 지아비가 있으리니 후환이 없겠느냐 ? "

하인이 말하길  
  "어느 고을에나 기생을 둠은 나그네를 접대하기 위함이오니,

그 지아비가 비록 있다고 할 지라도 감히 어쩌지 못할 것이로소이다."



都事曰  好也  好也  卽呼之上堂之際  密呼及唱附耳語曰

도사왈  호야  호야  즉호지상당지제  밀호급창부이어왈

彼雖女人 旣是下屬  則呼之同座  能無損禮耶

피수여인 기시하속  즉호지동좌  능무손예야


도사 왈
  "좋고 좋도다 "
  곧 불러 방으로 들게 하니 가만히 급창을 불러 귀에 소근거리기를,
  " 저가 비록 여인일지나 이미 아래에 속한 사람이니,

불러 함께 앉는 것이 체모를 손상치 않겠는가 ?"



及唱曰  妓生升堂  元是例事也  宰相士夫  多有與妓同宿者  則妓臥于廳下

급창왈  기생승당  원시예사야  재상사부  다유여기동숙자  즉기와우청하

 而身在堂上  擧事何以爲之耶

이신재당상   거사하이위지야

 

하인이 말하길
  " 기생이 방에 오르는것은 원래 하나의 예사로운 일로 돼어 있는 일로 

재상이나  사부라도 많이 기생과 함께 자는 것인 즉,

기생은 대청 아래에 있고  몸은 당상에 계시면 거사를 어찌 하리까. "


都事遂與之同座  如鷄看狗  如狗看鷄  終不能出一言  從容偸看  則兩目相觸

도사수여지동좌  여계간구  여구간계  종불능출이언  종용투간  즉양목상촉

都事輒低首見他  如是之際夜已三更矣

도사첩저수견타  여시지제야이삼경의

 
  도사가 드디어 기생과 자리를 함께 할새,

닭이 개 보듯 하며 개가 닭 보듯 하여 마침내

능히 한마디 말도 교환함이 없거늘 조용히 훔쳐본즉

두 눈이 서로 부딪히기는 하나,

도사가 문득 목을 낮추어 기생을 바라보는지라

이와같이 할 즈음에 밤이 이미 삼경이 된 지라, 기생이 먼저 묻기를



妓先問曰  進士主曾有房外犯色耶  都事答曰  非但吾之家人長在家內

기선문왈  진사주증유방외범색야  도사답왈  비단오지가인장재가내

雖暫時出門  豈可從往行事於田野之間哉  非敢言此也

수잠시출문  기가종왕행사어전야지간재  비감언차야


기생이 먼저 묻기를
  "진사님께서 일찍이 집 밖의 여자와 관계한 일이 있으셨습니까 ? "

도사가 답하길
  "다만 나의 가인이 늘 집안에 있을 뿐 아니라 비록 잠간 밖에 나가는 일이 있더라도,

어찌 가히 좇아가서 밭과 들의 사이에서 행사할 수 있으랴. 감히 이따위 말은 삼가하라.



曾與他人妻同枕耶   都事曰  諺云我盜人妻  人盜我妻  吾何爲如此不

증여타인처동침야   도사왈  언운아도인처  인도아처  오하위여차부

正之事乎  妓落膽不復與言  坐於燈下

정지사호  기낙담불구여언  좌어등하


  " 그럼 일찌기 다른 사람의 처와 동침하신 일이 있습니까 ?"

도사왈
  "옛말에 내가 남의 처를 훔치면 남도 나의 처를 훔친다고 말하였으니,

어찌 내가 이와 같은 옳지 못한 일을 하겠는가 ?"
  하니, 기생이 낙담하여 다시 더 말하지 아니하고, 촛불 아래 앉아서 




以手撑腮而睡  睡深仆地而臥  鼻息孱孱  蛾眉美姸  粉臉皓皓  櫻脣丹丹

이수탱시이수 수심부지이와   비식잔잔  아미미연  분검호호  앵순단단

正使丈夫  可以迷魂  都事一顧二見  火心自然煽動

정사장부  가이미혼  도사일고이견  화심자연선동

 

손으로 베개하여 누워서 자다가, 잠이 깊이 들새 땅에 엎드려 자니,

숨소리가 잔잔하고 눈썹이 아름다우며, 분칠한 눈자위기 희고,

입술이 붉으며 바로 장부로 하여금 가히 넋이 혼미해지고 마음이 방탕해지게 하는지라,

도사가 한번 돌아보고 두 번 돌아볼 새,

불 같은 마음이 자연히 선동하는 고로



卽起按摟  正似飢鷹之捕雉也  妓生驚起拂手曰  行次行次是何事也

즉기안루  정사기응지포치야  기생경기불수왈  행차행차시하사야

都事曰  汝其勿辭也  吾之及唱言內  妓生是行客同枕之物也云云

도사왈  여기물사야  오지급창언내  기생시행객동침지물야운운 


곧 일어나 끌어안으니,

그것은 마치 주린 매가 꿩을 채가는 것과 같은지라,

기생이 놀라 일어나 손을 떨며 가로되,
  "행차 행차하심은 이것이 무슨 일이오니까? "

도사 왈
  "네가 말하지 말라. 나의 급창이 말하는 가운데

기생은 이렇게 손님과 동침하는 것이라 하더라."
  


妓生聞此語  不覺大笑  都事曰  汝亦好之耶   遂樓樓求歡  擧事於燭下

기생문차어  불각대소  도사왈  여역호지야   수루루구환  거사어촉하

雲雨已罷  都事如此淫戱  平生初事

운우이파  도사여차음희  평생초사 


기생이 이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 도사가 가로되,
  "너도 또한 좋으냐 ?"
  하고 드디어 끌어안고 구환(求歡)하여 촛불 아래에서 일을 시작할새

운우(雲雨)가 이미 끝나거늘 도사가 이와 같은 희음(戱淫)은 평생에 처음 맛보는 일이라,




自不勝羞愧之心  紅暈上面  手足戰慄  草草行事  正似蜻蜓點水之忙也

자불승수괴지심  홍훈상면  수족전율  초초행사  정사청정점수지망야

妓見其擧措  自彼之未經事村夫也  若極淫態  以洽其興

기견기거조  자피지미경사촌부야  약극음태  이흡기흥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얼굴에 붉은 빛이 오르고 수족이 떨리며,

초조한 행사는 푸른 잠자리가 물을 차는 것과 같은 바쁜 탯갈이라 기생이 그 거조를 보니,

이러한 일을 하지 못한 촌부와 틀리지 않는지라,

경험 淫事[음사]의 가지가지 재주를 다 부려서 그 흥을 흡족케 해준다면,



則當有別別解由矣  遂緊抱其腰  更爲擧事  口吮脣舌  又作飾搖起箕

즉당유별별해유의  수긴포기요  갱위거사  구연순설  우작식요기기

動之腰本  臀不着席  都事神散魂飛  乃中路經泄

동지요본  둔불착석  도사신산혼비  내중로경설


마땅히 별별한 알음소리가 있으리니 드디어 기생은 달려들어

도사의 허리를 안고 다시 거사케 함에 입을 맞추고 혓바닥을 빨며,

또한 체질하듯 흔들어서 허리를 가볍게 놀려 엉덩이가 자리에 붙지 아니하는지라,

도사의 정신이 흩어지고 영혼이 날아가서, 이어 중간에서 사정을 해버리니,



長聲呼隸  則下人等待令於階下矣  都事分付曰  妓生次知  兵都長

장성호예  즉하인등대령어계하의  도사분부왈  시생차지  병부장

星火捉來可也   及唱曰  驛有兵都長  而妓生次知首奴也

성화착래가야   급창왈  역유병부장  이기생차지수노야

 

긴 소리로 종을 부른 즉 하인들이 계하에서 기다리는지라 도사가 분부해서 가로되
  "기생 담당兵都長[병도장]을 성화같이 잡아오는 것이 옳으니라."
  급창이 말하길,
  " 驛[역]에 병도장이 있거니와 기생차지는 首奴[수노]입니다."



遂捉來首奴  大叱曰   汝輩旣送一妓  待令于行次所  則當以腹上便安之妓

숙착래수노, 대질왈   여배기송일기  대령우행차소  즉당이복상편안지기

待令  而今此妓生  左搖右動  非但腹上不便

대령  이금차기생  좌요우동  비단복상불편 


드디어 수노를 잡아다 크게 꾸짖어 가로되,
  "너의 무리가 이미 기생 하나를 보내어 행차소에 대령하게 하였은 즉,

마땅히 배 위에서 편안케 하는 기생으로써 대령케 함이 옳음이로되,

이제 이 기생으로 말하면 왼쪽으로 흔들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다못 배 위에서 불편할 뿐 아니라



亂吮脣舌者乎   命打執杖首奴  首奴  哀懇曰   座馬則驛漢等次知  

난연순설자호   명타집장수노  수노  애간왈   좌마즉역한등차지  

則其駑劣  是兵都長不勤之罪  責小人則妓生次知故  觀其容貌

즉기노열  시병부장불근지죄  책소인즉기생차지고  관기용모

 

입술을 맞추고  혓바닥을 빠는데 이르러서야 어찌하랴. "
  하고 수노란 놈을 때리라고 명하였는데, 수노가 슬프게 간청하여,
  "말위에 앉으셔서 편안케 오시는 것은 역졸등의 담당이니,

그 잘못은 兵都長[병도장]이 힘써하지 죄이거니와

소인을 꾸짖은 즉 기생차지인 고로 그 용모를 보아서



定隨廳以納而已  枕席間  搖動惡症  何以知之  小人無罪無罪

정수청이납이이  침석간  요동악증  하이지지  소인무죄무죄

行首妓生含笑以進曰   小女  當以實情告之  馬上不便  出於馬四足之病也

행수기생함소이진왈   소녀  당이실정고지  마상불편  출어마사족지병야

  

수청을 받들어 모시도록 정했을 따름이요 잠자리를 할 때에

요동하는 악증(惡症)을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

소인은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行首妓生[행수기생]이 웃으면서 나와 말하길
  "소녀가 마땅히 실정을 아뢰오리다. 말 위의 불편은 말의 네 발에서 나온 병이요,



妓生腰下之搖動  名爲搖本  是則爲男子助興者  而實非病也  接口吮舌

기생요하지요동  명위요본  시즉위남자조흥자  이실비병야  접구연설

正似春鳩相好之態  切非猛虎  喫狗兒之意也

정사춘구상호지태  절비맹호  끽구아지의야


기생의 허리 아래 움직임은 이름하여 搖本요본]이라 하니,

이는 곧 남자에게 흥을 돕기 위함이옵지, 결코 병통이 아니옵니다.

입을 맞추고 혀를 빠는 것은 바로 봄비둘기가 서로 좋아하는 형상과 같은지라

결코 猛虎[맹호]가 강아지를 먹는 뜻과는 천양지 차이입니다. "



都事然之  下人等遂退出送  更設一局  妓不復一分動搖  

도사연지  하인등수퇴출송  갱설일국  기불부일분동요

都事始知搖本之爲助興  屢次哀乞  妓如前搖本  都事方知好味

도사시지요본지위도흥  누차애걸  기여전요본  도사방지호미


도사가 그제야 알았다는 듯,
  "정말 그러하냐 ?"
  이 때 하인들이 전부 물러가는 지라 다시 한 판을 차리니,

기생이 다시는 일푼의 동요도 없거늘,

그때서야 도사는 비로소 요본에 효험이 흥을 돕는데 있는 줄 알고

여러번 애걸하여 기생이 전과 같이 요본한 즉, 도사가 바야흐로 맛이 좋은 것을 알고



不勝喜歡  翌朝起坐  連打腦後曰   吾三十年行房  未見如此之切妙滋味也

불승희환  익조기좌  연타뇌후왈   오삼십년행방  미견여차지절묘자미야

吾之所謂室人  不知婦女之應行搖本  可歎不出之甚云矣

오지소위실인  부비부녀지응행요본  가찬불출지심운의

 

기쁘고 즐거움을 이기지 못하여 이틑날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 뒷통수를 연방 치면서,
  『"가 삼십년 동안이나 방사를 해 봤어도 이와 같이 절묘한 재미는 보지 못하였으니

나의 여편네란 사람은 부녀로서 마땅히 행할 요본이란 것을 모르는지라.

가히 탄식할 만한 존재밖에 안된다."

하고, 깊이 한숨을 쉬었다.  

'잡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大風相誇[대풍상과] 醒睡稗說[성수패설]   (0) 2016.07.06
霹靂有雄[벽력유웅]  (0) 2016.07.01
관상쟁와 박문수  (0) 2016.06.17
義狗傳[의구전] 金若鍊[김약련]  (0) 2016.06.06
느티나무  (0) 201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