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義狗傳[의구전] 金若鍊[김약련]

돌지둥[宋錫周] 2016. 6. 6. 16:03

 

          義狗傳[의구전]        金若鍊[김약련]

 

延日倅當衙而坐 有狗突入于門[연일쉬당아이좌 유규돌입우문]

연일 고을 수령이 관아에 앉아 있는데 개 한마리가 뛰어 들어왔지요.

 

官吏逐而出之 纔逐于東 復返于西 俄出于彼 輒入于此 逐之不息而入之未已 倅見而怪之曰 勿逐也 任其爲也

[관리축이출지재축우동 부반우서아출우피 첩입우차 축지불식이입지미이 쉬견이괴지왈 물축야 임기위야

아전들이 쫓아냈으나 동쪽으로 쫓으면 서쪽으로 돌아오고 저쪽으로 내보내면 이쪽으로 들어오는데

쉬지않고 쫓아내는데도 계속 돌아오니 수령이 이상하게여겨 내버려 두라고 하였지요

 

於是狗伏于庭[어시구복우정]仰視倅而嘷[앙시쉬이호]若有欲訴而不能言者[약유욕소이불능언자]

개는 마당에 엎드리더니 수령을 올려다보며 마치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짖었습니다.

 

倅曰[쉬왈] 狗乎狗乎[구호구호] 爾若有訴者[이약유소자] 而吾未能通其意[이오미능통기의]

수령이 말하길 "개야 개야 네가 하소연 할것이 있는가본데 나는 못 알아듣겠구나.

 

吾給爾二卒  爾可偕往 指示爾所欲言者否 狗起而伏無數也 若致謝者 遂命軍校二人 使隨狗往

[오급이이졸 이가해왕 지시이소욕언자부 구기이복무수야 약치사자 축명군교이인 사수구왕]

내가 군졸 둘을 네게 줄테니 함께가서 네가 말하고자 하는바를 알려줄 수 있는냐 ?

개는 감사하다며 수없이 절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군교 둘에게 개를 따라가라 하였지요.

 

狗乃出門先之[구내출문선지] 人不及[인불급] 則反顧而搖其尾[즉반고이요기미]

개는 문을 나와 앞장서 가면서 사람이 따르지 못하면 곧 돌아보며 꼬리를 흔들었답니다 !

 

行數十里[행수십리]有大村百餘戶[유대촌백여호]直往村後一小屋[직왕촌후일소옥]

有一婦人刳其腹而死[유일부인고기복이사] : 수십리를 가니 백여호늬 큰 마을이 있어 곧바로 마을 뒤편

작은집으로 갔는데 한 부인이 배가 갈라진채 죽어있었답니다.

 

軍校曰[군교왈]狗乎狗乎[구호구호]爾知殺爾主者乎[이지살이주자호]爾其指之[이기지지]

군교가 말하길 "개야 개야 네 주인을 누가 죽였는지 아느냐 ? 너는 그를 지적하거라 !

 

狗搖尾而去[구요미이거]遍入村家[편입촌가]仰察人面[앙찰인면]旣盡其村而復走他村[기진기촌이부주타촌]

개는 꼬리를 흔들며 가 마을 집으로 가서 사람들 얼굴을 살피다가 그 마을을 다 보고 다른 마을로

다시 달려갔답니다.

 

見一童男[견일동남]踴躍而入[용약이입]齧其衣而嘷[설기의이호]

한 총각을 보더니 뛰어 들어가 옷을 물고 짖어 댔습니다.

 

軍校縛其童至官[군교박지동지관]狗隨入官庭[구수입관정]怒目瞪視[노목징시]且齧且嘷[차설차호]

군교가 그 총각을 묶어 관아에 이르니 개가 관청 뜰에 따라가며 성난 눈으로 노려보며 물고 짖었습니다.

 

倅鞠其童[쉬국기동]童不敢隱[동불감은]盡吐其實[진토기실]

수령이 총각을 추국하자 총각은 감히 숨기지 못하고 사실대로 다 털어놓았습니다.

 

盖婦人有班名而少寡[개부인유반명이소과] 無親戚[무친척]

그 부인은 양반가 부인으로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는데 친척도 없었답니다.

 

童欲奪其志[동욕탈기지]㥘之以刃[겁지이인]婦人抵死不屈[부인저사불굴]

童畏人之知而剚之[동외인지지이사지]以泯其跡[이면기적] : 총각이 그 마음을 빼앗고자

칼로써 위협하니 부인이 죽기로 굴하지 않자 총각이 남이 알까 두려워 일을 저지르고

흔적을 없앤것이지요

 

倅卽使吏擊殺其童[쉬즉사이격살기동] :

수령은 즉시 아전들로 하여금 그 총각을 격살시키도록 하고 

 

具衣棺以葬婦人[구의관이장부인]葬訖[장흘]狗從而死[구종이사]埋于塚傍[매우총방]

수의와 관을 갖추어 장사지내고 장사가 끝나자 개가 따라 죽어 무덤 곁에 묻어주었답니다

 

嗚呼異哉[오호이재]誰謂蠢然者能是哉[능이준연자능시재雖然[수연]

아 아 ! 기이하구나 어는 누가 이런 미물이 이렇게까지 할 줄 알았으랴 ?

 

是必由主人平日之行 有能感於物而然也 嗟乎悲夫 其主人旣早寡 而又遭其變以歿也

시필유주인평일지행 유능감어물이연야 차호비부 기주인기조과 이우조기변이몰야

이는 반드시 주인의 평소 행실이 능히 짐승까지 감동시켰기 때문에 그러했을것이니라

아 슬프다 !  아! 슬픈 일이다. 그런데도 그 주인은 일찍이 과부가 된데다가,

또 그런 어처구니없는 변을 당하여 죽게 되었으니.......

 

斗庵先生文集卷之五[두암선생문집5권] 傳[전] 1836년 간행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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