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齋除夕[군재제석] 2 金昌協[김창협]
고을 관아에서의 섣달 그믐날 밤.
江聲暮向西[강성모향서] : 강물 소리 서쪽 향하자 날이 저물고
斗柄曉移東[두병효이동] : 북두 자루 동으로 옮기며 동이트네.
俯仰一天運[부앙일천운] : 순식간에 하늘이 한 번 회전하더니
吾生老其中[오생로기중] : 나의 삶은 그 가운데에 늙어 가누나.
棄置無奈何[기치무내하] : 돌보지 않으니 어찌 할 수 없는지라
默坐寒堂空[묵좌한당공] : 말없이 찬 대청에 쓸쓸히 앉아있네.
眼前一壺酒[안전일호주] : 눈 앞에는 하나의 술병과 술자리에
亦有盤羞豐[역유반수풍] : 또한 소반엔 풍성한 음식 넉넉하네.
吾病適不飮[오병적불음] : 나의 병엔 마시지 않음이 마땅하나
縱飮誰與同[종음수여동] : 마시고 싶지만 누구와 같이 함께할까
悵然遂達曙[창연수달서] : 서운하지만 마침내 새벽이 이르니
門鼓已鼕鼕[문고이동동] : 성문 북소리 어느새 둥둥 울리는구나.
俯仰[부앙] : 아래를 굽어 봄과 위를 올려다 봄, 순식간.
棄置[기치] : 버려 둠
縱飮[종음] : 마시고 싶은 대로 마심.
悵然[창연] : 몹시 서운하고 섭섭함.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金昌協[김창협] : 1651-1708, 자는 仲和[중화], 호는 農巖[농암]·三洲[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