述懷[술회]4-2 朴齊家[박제가]
술회
皎彼靑莊士[교저청장사] : 저 깨끗한 청장관의 선비여
終年獲飯遅[종년획반지] : 한해를 마치며 늦은 밥을 얻었네.
猶如信天緣[유여신천연] : 오히려 하늘 인연을 믿는 것 같아
窺波立不移[규파립불이] : 물결 엿보며 옮기지 않고 서있네.
閉門三十載[폐문삼십재] : 문을 닫은지 삼 십 해가 지났으니
衣塵集不知[의진집부지] : 옷의 먼지가 모인걸 알지 못하네.
書中有世界[서중유세계] : 글 가운데에는 세계가 넉넉하여
孤笑忽伸眉[고소홀신미] : 홀로 웃다가 문득 눈썹을 펴보네.
繁華配高性[번화배고성] : 번화하니 뛰어난 성품에 알맞고
文藻合貞姿[문조합정자] : 문장의 멋 곧은 풍취에 화합하네.
前修愼名節[전수신명절] : 사물에 통달하니 명절엔 삼가고
少忍百年飢[소인백년기] : 젊어서 오랜 세월 굶주림 참았네.
寄語岐路子[기어기로자] : 갈림 길에서 말을 기별하여 오길
棲棲復何爲[서서복하위] : 불안정하니 어찌 다스려 돌아오나
靑莊[청장] : 李德懋[이덕무,1741-1793]의 호,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靑莊館[청장관]·
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
繁華[번화] : 번창하고 화려함, 얼굴에 달기가 있고 화려함.
文藻[문조] : 문장의 멋, 글을 짓거나 글을 쓰는 재능.
前修[전수] : 사물에 통달한 사람, 현인이나 군자.
名節[명절] :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즐기고 기념하는 날.
棲棲[서서] :(마음이) 불안정한 모양,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