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겨울

記見[기견]

돌지둥[宋錫周] 2024. 6. 20. 21:46

記見[기견]  宋相琦[송상기]

보이는대로 적다.

 

今冬氣候愆[금동기후연] : 올 겨울 기후가 어그러지니
異哉前所無[이재전소무] : 전에도 없던 바 괴이하구나.
東風送微雨[동풍송미우] : 동쪽 바람 이슬비 보내오고
土脉起墳壚[토맥기분로] : 땅의 맥락 부풀어 일어나네.
輕氷解澗谷[경빙해간곡] : 산 골짜기에 살 얼음 풀리고
殘雪消山衢[잔설소산구] : 산 갈림길에 잔설도 없구나.
墻根已死草[장근이사초] : 담장의 이미 마른 풀 뿌리가
日夕向靑蕪[일석향청무] : 밤 낮 푸르고 무성히 향하네.
誰云觱發時[수운필발시] : 누가 바람 쌀쌀 할 때라 했나
氣若陽春敷[기약양춘부] : 날씨는 볕이 퍼지는 봄 같구나.
爐火不必親[노화불필친] : 화로의 불 가까이할 필요 없고
狐裘不必須[호구불필수] : 여우 갖옷도 결국 필요 없구나.
前村赤脚女[전촌적각녀] : 앞 마을의 여인 불그레한 다리 
負暄頗歡呼[부훤파한호] : 햇볕을 쬐면서 자못 환호하네.
今秋木綿貴[금추목면귀] : 올헤 가을 목화 솜이 귀하여
衣褐將無需[의갈장무수] : 솜 옷도 문득 구할 수 없었네.
天心信仁愛[천심신인애] : 천심의 어진 사랑은 성실하여
故使免凍膚[고사면동부] : 일부러 살갖 얼음 면하게 하네.
老翁却向說[노옹각향설] : 노옹이 쉬이 따르다 물러나며
汝言何其愚[여언하기우] : 너의 호령 의외로 어리석다네.
陰陽失其常[음양실기상] : 음과 양이 그 법도를 잃었으니
早晚相侵踰[조만상침유] : 조만간 서로 지나가 범하리라.
冬燠春必寒[동환춘칠한] : 겨울 따뜻하면 봄은 꼭 추우니
玆理良不誣[자리량불무] : 이 이치는 참으로 속일 수 없네.
安知二三月[안지이삼월] : 어찌 알리오 이월 삼 월에
路有凍死夫[노유동사부] : 길에 얼어 죽은 사내 있음을.
况今氛霧惡[황금분무악] : 하물며 지금 안개 기운 악하니
宿麥應盡枯[숙맥응진고] : 묵은 보리가 응당 다 말랐구나.
無衣尙或可[무의상혹가] : 옷 없어도 오히려 또 가하지만
無食將焉如[무식장언여] : 음식 없으니 장차 어찌 맞서나.
如今縱云幸[여급종운행] : 지금 설령 다행이라 일컫지만
嗣歲豈無虞[사세기무려] : 내년에 어찌 근심이 없으리오.
燮理是何人[섭리시하인] : 무릇 누가 음양 고루 다스릴까
無乃羞鴻樞[무내수홍추] : 삼정승 관리 부끄럽지 않은가.
朱門日歌舞[주문일가무] : 붉은 문엔 매일 노래와 춤추니
肯念蒼生痡[긍념창생보] : 감히 창생의 괴롭힘 생각할까.
公牒疾於火[공첩질어화] : 공문서는 불에 기댄 듯 급하고
鞭撻徵逋租[편달징포조] : 채찍질로 밀린 세금 징수하네.
疲氓骨髓乾[피맹골수건] : 지친 백성은 골수가 말랐으니
愁怨遍海隅[수원편해우] : 근심과 원망 땅끝 구석 퍼졌네.
乖氣自致異[괴기자치리] : 악덕의 기운 절로 괴이함 부르니
天道豈云虛[천도기운허] : 하늘의 도리 어찌 헛되이 성할까.
君門邈千里[군문막천리] : 군왕의 문은 천 리에 아득하니
何由一聞諸[하유일문제] : 어찌 따라 한번에 모두 깨우치나.
語罷聲猶咽[어파성유연] : 말을 마치며 오히려 소리 삼키고
仰天空長吁[앙천공장우] : 하늘 우러러 헛되이 길게 탄식하네.

 

觱發[필발] : 바람이 쌀쌀한 모양.

赤脚[적각] : 살을 그대로 드러낸 다리,

   벌겋게 드러낸 다리.

負暄[부훤] : 햇볕을 쬐는 일, 부귀를 부러워하지 않는 마음.

  송나라의 한 가난한 농부가 봄볕에 등을 쬐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따스한 것은 없으리라는 생각에

  이를 임금에게 아뢰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仁愛[인애] : 어진 사랑,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

宿麥[숙맥] : 보리, 가을에 심어 이듬해 봄에 익으므로

   宿[숙]을 붙임.

嗣歲[사세] : 내년.

燮理[섭리] : 음양을 고르게 다스림.

   음양의 변화 등 正[정]과 反[반]의

   양 측면을 조화롭게 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것.

   재상의 직무를 비유할 때 쓰는 표현.

鴻樞[홍추] : 매우 요긴하고 중요함. 또는 그러한 벼슬자리.

    의정부의 삼정승.

朱門[주문] : 붉은 칠을 한 문, 지위 높은 벼슬자리의 집.

逋租[포조] : 조세를 피하여 바치지 않음.

乖氣[괴기] : 사리에 어그러지는 기운, 악덕의 기운.

 

玉吾齋集 卷一[옥오재집 1권]  詩[시]

宋相琦[송상기,1657-1723] : 자는 玉汝[옥여], 호는 玉吾齋[옥오재]

    홍문관저작, 충청도관찰사,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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