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齋秋雨[관재추우] 李德懋[이덕무]
관재의 가을 비
會心之樹屋頭疏[회심지수옥두소] : 마음에 드는 나무와 드물은 변두리 집이라
坐臥方便靜者居[좌와방편정자거] : 앉고 눕기 편리하니 사는 곳은 고요하구나.
細瓣香留情勝友[세판향류정승우] : 작은 꽃잎에 향기 머물며 벗의 정 뛰어난데
紅犀瓜類骨多魚[홍서과류골다어] : 붉게 굳어 익은 무리는 뼈만 많은 물고기네.
乍稜眉頰新涼値[사릉미협신량치] : 언뜻 모난 눈썹과 뺨에 서늘한 기운 만나고
微潤巾衫小雨餘[미윤건삼소우여] : 살짝 젖은 두건과 옷에는 작은 비만 남았네.
隱几神遊圓悟境[은궤신유원오경] : 안석에 기대어 마음은 원오의 경지에 노닐며
禪經畫傳卷而舒[선경화전권이서] : 선의 경전과 전하는 화보를 폈다가 접는구나.
雨色昏歸薜荔垣[우색혼귀벽려원] : 비 올 기색 날이 저물어 덩굴 담장에 끝나니
同人文會素心存[동인문회소심존] : 뜻 맞는 사람 글 모임에 평소의 마음 살아있네.
漫紋壁劍燈回照[만문벽검등회조] : 문채가 넘치는 벽의 칼날에 등불이 아롱지고
澹蕊棚匏蝶駐翻[담예붕포접주번] : 시렁의 박 담백한 꽃술에 날던 나비가 머무네.
陳腐剔詩皆大雅[진부척시개대아] : 진부함을 잘라내니 시마다 모두 크게 우아하고
寧馨參座亦玄言[영형참좌역현언] : 영형이 나란히 앉아서 또한 심오한 말을하네.
秋亭晼晩消淸夜[추정완만소청야] : 가을 정자에 늦은 해가 지고 맑은 밤 보내며
秖記哥窯酒減痕[지기가요주감흔] : 다만 장청자에 술이 줄어든 흔적만 기억하네.
陳腐[진부] : 케케묵음, 새롭지 못함.
寧馨[영형] : 寧馨兒[영형아], 이렇게 착한 아이, 기린아.
玄言[현언] : 淸言[청언], 세속의 명리를 떠난, 맑고 깨끗한 담화라는 의미.
靑莊館全書卷之九[청장관전서9권] 雅亭遺稿[아정유고] 詩[시]
李德懋[이덕무,1741-1793] :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
靑莊館[청장관]·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조선후기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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