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白

聽蜀僧濬彈琴[청촉승준탄금]

돌지둥[宋錫周] 2021. 9. 25. 17:43

聽蜀僧濬彈琴[청촉승준탄금]   李白[이백]

촉나라 스님 준의 거문고 연주를 듣고

 

蜀僧抱綠綺[촉승포록기] : 촉나라 스님이 녹기금을 안고서

西下蛾眉峰[서하아미봉] : 서쪽 아미산 봉우리를 내려왔네.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 : 나를 위하여 손을 한 번 옮기니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 : 만 골짝 소나무소리 같이 들리네.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 : 객지의 마음 흐르는 물에 씻으니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 : 남은 울림은 차가운 종으로 드네.

不覺碧山暮[불각벽산모] : 푸른 산 저무는걸 깨닫지 못하고

秋雲暗幾重[추운암기중] : 가을 구름 몇 겹이 어둑해지네.

 

綠綺)[녹기] : 綠綺琴[녹기금], 漢[한]나라 때 유명한 문인 司馬相如[사마상여]가

   玉如意賦[옥의여부]를 지어 梁王[양왕]에게 바치자양왕이 기뻐하여 하사했다는 名琴[명금]의 이름.

   司馬相如[사마상여]가 卓文君[탁문군]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연주하였던 거문고.

蛾眉[아미] : 누에나방의 눈썹, 가늘고 길게 곡선으로 그은 아름다운 눈썹, 미인의 비유.

 

伯牙絶絃[백아절현]이 떠 오릅니다.

   춘추시대 古琴[고금 : 칠현금] 연주의 명인 伯牙[백아]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한 이는 鍾子期[종자기]였답니다.

   백아가 高山[고산]에 오르려는 심정으로 연주하자 종자기는

   萬壑[만학 : 훌륭하도다 ! 우뚝 솟은 태산과 같구나’라 했고,

   流水[류수 : 흐르는 물을 떠올리며 연주했을 땐 ‘호탕하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고 했다.

    백아가 뜻하는 바를 종자기는 다 알아맞혔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더 이상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

   知音[지음]이 없다고 말하고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고 종신토록 연주하지 않았다.  

 

 

지음을 자처하면서 이백은 고향땅 아미산에서 내려온 스님의 연주에 극진한 찬사를 쏟아낸다. 스님의 악기를 녹기(綠綺)라 명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녹기는 한대의 문호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사용했다는 명기이니, 스님의 연주가 범상치 않음을 암시한 것이다. 연주는 ‘뭇 골짜기 휘도는 솔바람 소리’처럼 그 울림이 웅대하면서 또 정갈하다. 하여 객수(客愁)에 잠긴 시인의 마음은 물에 씻기듯 청량해지고, 여운은 때마침 들려오는 산사의 종소리에 은은히 녹아든다. 주변 분위기에 어우러지며 자신을 무아지경으로 몬 연주에 심취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날은 저물고 잿빛 구름이 자욱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가뭇없이 사라지는 가락 속으로 감미롭고 쓸쓸한 나그네의 하루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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