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義妓論介碑[의기논개비]

돌지둥[宋錫周] 2023. 9. 8. 09:52

義妓論介碑[의기논개비]  黃玹[황현]

의기 논개의 비

 

楓川渡口水猶香[풍천도구수유향] : 풍천 입구를 건너니 강물 오히려 향기롭기에  
濯我須眉拜義娘[탁아수미배의랑] : 잠깐 나의 눈썹을 씻고 의로운 낭자께 절하네.  
蕙質何由能殺賊[혜질하유능살적] : 향초 같은 몸으로 어찌 능히 적장을 죽였을까 
藁砧已自使編行[고침이자사편행] : 고침(낭군)이 이미 항오에 들게 했기 때문이라 
長溪父老誇鄕産[장계부로과향산] : 장계의 노인들은 제 고향 출신임을 자랑하고 
矗石丹靑祭國殤[촉석단청제국상] : 촉석루 단청에는 나라 위한 죽음을 제사하네.  
追想穆陵人物盛[추상목릉인물성] : 생각해 보면 선조 때에는 인물이 많았는지라  
千秋妓籍一輝光[천추기적일휘광] : 썩 오랜 세월 기적에도 한 줄기 빛이 발하였네.  

 

戊戌稿[무술고] : 1898년 44세.

義妓論介[의기논개] : 경상 우병사 崔慶會[최경회]의 애첩 또는 內室[내실].

   최경회가 長水 縣監[장수 현감]으로 있을 때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논개 모녀를

   관아로 데려와 돌봐 주었는데 최경회가 경상 우병사가 되어

   진주성 싸움에 참전하게 되자 그를 따라서 진주로 왔다고 한다.

   일본군이 진주성을 함락시키고 촉석루에서 잔치를 열었을 때에

   논개가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들었다.

   논개의 생가인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 마을에

   矗石義妓論介生長鄕竪命碑[촉석의기논개생장향수명비]가 있다.

楓川[풍천] : 전북 장수군에 있는 시내 이름. 신나무가 많아 '신내'라 부름.

蕙質[혜질] : 蘭資蕙質[난자혜질], 난초와 혜초처럼 고매한 자질이라는 뜻,

   여자의 아름답고 뛰어난 자질을 이르는 말.

藁砧[고침] : 짚 자리와 작두 받침대. 고대 중국에서 죄수를 사형할 때에

   죄수를 砧板[침판, 도마]에 엎드리게 하고 鈇[부, 작도]로 참형을 시행했다.

   鈇[부]는 夫[부]와 발음이 같으므로, 후세에는 남편을 가리키는 은어로 쓰였다.

   여기서는 논개의 남편인 최경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編行[편항] : 行伍[항오]에 편입시킴. 고대 중국 전국 시대 齊[제]나라 장군 田單[전단]이

   燕[연]나라와 전쟁을 할 때에 몸소 板揷[판삽, 명매 꽂이]을 잡고 병사들과 함께 일을 하였고

   妻妾[처첩]들을 항오에 편입시켜 함께 고생하게 하여,

   병사들의 사기를 높여 연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였다고 한다.

長溪[장계] :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穆陵[목릉] : 조선 14대 祖[선조]의 陵[능].

 

梅泉集卷三[매천집3권] 詩[시] 戊戌稿[무술고]

 

黃玹[황현, 1855-1910] : 1910년 8월, 나라가 일제에게 완전히 넘어갔을 때

   지리산 구례 땅 월곡리에 은거하던 한 선비가 〈絶命詩(절명시)〉

   네 수를 남기고 죽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그리고 선비들은 그의 시를 너도나도 베껴 외웠다. 그 한 구절을 보면 이러하다.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나라는 이미 사라졌구나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옛일 돌이켜보니

문자나 안다는 사람 인간되기 어렵구나.

 

그는 죽으면서 거창한 뜻을 비치지도 않고 다만 지식인 또는 거사로서

망한 나라를 앞에 두고 죽음을 택한다고 읊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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