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枝詞[죽지사] 蘭雪軒[난설헌] 許楚姬[허초희]
空舲灘口雨初晴[공령탄구우초청] : 공령 여울목 어귀에 비가 막 개이니,
巫峽蒼蒼煙靄平[무협창창연애평] : 골짜기엔 안개 구름이 깔려 있네.
長恨郞心似潮水[장한낭심사조수] : 오랜 한에 젖은 임의 마음 밀물과 같이
早時纔退暮時生[조시재퇴모시생] : 아침에 잠깐 물러가고 저녁 때에 왔으면.....
瀼東瀼西春水長[양동양서춘수장] : 양동과 양서에 봄물은 넘쳐나고
郞舟去歲向瞿塘[낭주거세향구당] : 임을 실은 배는 구당으로 떠났다오.
巴江峽裏猿啼苦[파강협리원제고] : 파강 골짜기에 원숭이 울어대는데
不到三聲已斷腸[부도삼성이단장] : 세 마디도 못들어 이내 간장 끊어지네.
家住江陵積石磯[가주강릉적석기] : 나의 살던곳은 강릉의 돌 쌓인 갯가여서
門前流水浣羅衣[문전유수완라의] : 문 앞의 냇물에 비단 옷 빨았지요.
朝來閑繫木蘭棹[조래한계목란도] : 아침되면 한가로이 목란배 매어 놓고
貪看鴛鴦相伴飛[탐간원앙상반비] : 짝지어 나는 원앙을 부러운 듯 바라보았지요.
永安宮外是層灘[영안궁외시층탄] : 영안궁 밖은 층층이 여울인데
灘上舟行多少難[탄상주행다소난] : 여울로 배가 다니려니 어렵기도 하답니다.
潮信有期應自至[조신유기응자지] : 밀물은 기약 있어 스스로 응하지만
郞舟一去幾時還[낭주일거기시환] : 한번 가버린 님의 배는 언제나 돌아오려나.
蘭雪軒詩集季弟許筠彙粹 [난설헌시집 계제허균휘수] 1606년 발행에서 인용
竹枝詞[죽지사] : 조선시대 十二歌詞[십이가사]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경치, 풍속,
인정 등을 노래한 작품. 민속악의 요성법과 가성을 사용하여 노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