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秋懷十一首[추회십일수]-1

돌지둥[宋錫周] 2025. 2. 6. 11:08

秋懷十一首[추회십일수]-1  退溪 李滉[퇴계 이황]

讀王梅溪和韓詩有感[독왕매계화한시유감]仍用其韻[잉용기운]

가을 회포 11수,-1

왕매계가 화답한 한유의 시를 읽고 느낌이 있어 인하여 그 운을 쓰다.

 

吾衰學老圃[오쇠학로포] : 나는 노쇠하여 농삿일 배우며 늙어가고 

種瓜瓜薿薿[종과과의의] : 오이 심었더니 오이가 우거져 무성하네.

瓜成一再摘[과성일재적] : 오이가 무성해져 한 번 두 번 따냈더니

摘勢殊未已[적세수미이] : 따는 시기가 지났어도 그치지 아니하네.

秋風動園林[추풍동원림] : 가을 바람이 동산과 숲속에 일어나니

蟪蛄鳴惻耳[혜고명측이] : 여치와 털매미 귀에 슬프게 우는구나.

瓜畦有宿萎[과규유숙위] : 오이 밭두렁 시든지 오래되어 있으니

蔓無新起[과만무신기] : 오이 덩굴은 새로 일어나지 않는구나

萬物天壤間[만물천양간] : 세상 모든 것 하늘과 땅 사이 섞이니

其變盡相似[기변진상이] : 그 변화함은 이와 같이 다 없어지네.

天道自有常[천도자유상] : 하늘의 도리 스스로 영원함이 있지만

人情已難恃[인정이난시] : 세상 사람 마음은 너무 믿기 어렵구나.

感物隱幽衷[감물은유충] : 만물을 느끼어 마음속 그윽히 숨기고

撫迹追前軌[무적수전궤] : 선례를 쫓아 앞 바퀴자국을 따라가네.

浮榮儻來去[부영당래거] : 덧 없는 영화는 갑자기 오고 가는데

何足爲悲喜[하족위비희] : 어찌 넉넉하게 기쁨과 슬픔 다스릴까.

 

王梅溪[왕매계] : 王十朋[왕십붕,1112-1171], 宋[송]나라 시인, 문신.

   朱熹[주휘], 汪應辰[왕응신] 등의 학자들과 교유,

   소식의 시를 집주한 集註分類東坡先生詩[집주분류동파선생시]로 유명.

韓詩[한시] : 韓愈[한유, 768-824]의 시, 자는 退之[퇴지].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浮榮[부영] : 덧 없는 세상의 헛된 영화.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ㅣ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ㅣ1989

李滉[이황 : 1501-1570] : 본관은 眞城[진성], 자는 景浩[경호],

   호는 退溪[퇴계], 退陶[퇴도], 陶搜[도수].

   주자의 성리학을 심화, 발전시킨 조선의 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