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再從孫元錫韻[차재종손원석운] 3-2 宋時烈[송시열]
재종손 원석의 운을 차하다.
計拙常依短短籬[계졸상의단단리] : 계책이 옹졸해 늘 짧고 가까운 울타리에 의지하고
暮年流落此三危[모년류락차삼위] : 늙은 나이에 고향을 떠나 이렇듯 삼위에 떨어졌네.
蠅頭榮利小之小[승두영리소지소] : 파리 머리만큼의 영예와 이익 작고그리고 적은데
蠻觸紛紜知不知[만촉분운지부지] : 만씨와 촉의 어지럽고 부산함은 아는지 모르는지.
無妄得牛眞好笑[무망득우진호소] : 생각하지도 않은 소를 얻었음 참으로 웃을 만하고
塞翁亡馬可冥思[새옹망마가명사] : 변방 늙은이의 말이 달아남 곰곰이 생각할 만하네.
由來倚伏皆如此[유래의복개여차] : 화와 복의 일어나고 가라앉는 까닭 모두 이러하니
莫上蓮舟訪乙綦[막상련주방을기] : 연꽃 배에 올라 을기를 찾을 것이 없어라
得牛亡馬云者[득우망마운자]易曰[역왈] : 소를 취하고 말을 잃는다는 말은 주역에 이르길
行人得牛[행인득은]邑人之災[읍인지재] : "길 가는 사람이 소를 취해 간 것은
마을 사람들의 재앙이다."라고 하였으니,
今日新貴所得大矣[금일신귀소득대의] : 오늘날 새로 귀해진 사람들이 얻은 것이 크지만
而被其災者甚多[이피기재자심다] : 반대로 그 재앙을 입은 자가 매우 많다는 것이며,
又君被拿時[우군피나시]所乘見奪於金吾卒[소승견탈금오졸]
또 네가 끌려갈 때 타고 있던 말을 의금부 군졸에게 빼앗겼으므로
故用得牛亡馬事[고용득우망마사] 소를 취해 가고 말을 잃는 고사를 쓴 것이니,
可發一大笑也[가발일대소지] : 한번 크게 웃을 만하다.
乙綦云者[을기운자]五行卜命書所原也[오행복명서소원야]
乙綦[을기]라고 하는 것은 五行卜命書[오행복명서]의 근원이 되는 바이다.
再從孫[재종손] : 사촌 형제의 손자.
元錫[원석] : 宋元錫[송원석, 1635-1708], 자는 善長[선장], 호는 蒼巖[창암]. 송시열의 문인.
流落[유락] : 고향을 떠나 타향에 삶.
三危[삼위] : 지명으로 멀고 살기 어려운 지역, 서경 舜典[순전]에
"三苗[삼묘]를 삼위로 쫓아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송시열이 1675년에 멀리 남쪽 지방 장기로 귀양 간 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
蠻觸[만촉] :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 있는 蠻氏[만씨]와 왼쪽 뿔에 있는 觸氏[촉씨]의 다툼,
些少[사소]한 일로 서로 싸우는 일을 이르는 말. 莊子[장자] 則陽篇[칙양편]의 우화.
紛紜[분운] : 이러지 저러니 말이 많음, 떠들썩하니 복잡하고 어지러움.
無妄[무망] : 일이 갑자기 생기어서 생각지 아니하였을 판.
주역 无妄卦[무망괘] 六三[육삼]에 "애매하게 당하는 재앙이다.
누군가가 매어 둔 소를 길 가는 사람이 취해 갔는데,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 누명을 쓰게 된다."라고 하였다.
塞翁[새옹] : 塞翁之馬[새옹지마], 상의 득실에 대한 무상함을 의미. 淮南子[회남자] 人間訓[인간훈].
倚伏[의복] : 禍[화]와 福[복]은 서로 인연이 되어 일어나고 가라앉음. 老子[노자] 제58장.
蓮舟[연주] : 蓮葉舟[연엽주], 신선인 太乙眞人[태을진인]이 타는 배.
乙綦[을기] : ? 태을진인의 행적이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시의 원주에는 을기가 "오행복명서의 근원이 된다."라고 하였는데,
오행복명서란 오행의 원리로 명을 점치는 책이라는 뜻이다.
이런 책은 운명을 탐색하고 과거의 일을 통해 미래의 일을 미루어 알고
천지의 비밀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는데, 여기서의 뜻은
화복은 순환하는 것이므로 그런 공허한 데에서
이치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宋子大全卷四[송자대전4권] 詩[시]○七言律詩[칠언률시]
송시열[1607-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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