是日[시일]待命于靑坡村舍[대병우청파촌사]再疊前韻[재첩전운]
李恒福[이항복]
이 날 청파의 촌사에서 명을 기다리면서 앞의 운을 재차 사용하다.
世事眼前同鼠肝[세사안전동서간] : 눈 앞의 세상 모든 일들 쥐의 간과 한가지라
高名身後重丘山[고명신후중구산] : 죽은 뒤의 높은 명성은 산더미보다 소중하네.
此行未敢遺形累[차행미감유형루] : 지금 가면 감히 형상 벌거벗겨 남기지 못하니
携得天涯一影寒[휴득천애일영한] : 잇닿아 만난 하늘 끝의 모습 쓸쓸한 것 같구나.
前韻[전운] : 臘月二十二日[납월22일]有昌城之命[유창성지명]
初過忘憂嶺[초과망우령]是日甚寒[시일심한], 섣달 이십이일에
창성으로 유배시키라는 명이 있어
처음으로 망우령을 지나는데 이 날 매우 추웠다.
鼠肝[서간] : 鼠肝蟲臂[서간충비], 쥐의 간과 벌레의 팔,
쓸모없고 하찮은 사람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
身後[신후] : 죽고 난 뒤.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하려 하자
1617년(광해9)에 창성으로 유배되어 떠나면서
망우령에서 지은 칠언절구로 刪[산]운.
이를 반대했던 자신의 처신이 선왕에게 떳떳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鄭仁弘[정인홍]을 비롯한 북인들이 계축옥사를 일으켜
金悌男[김제남]과 영창대군을 죽이고
다시 폐모론을 들고 나와 인목대비를 폐하려 했는데,
서인들이 이를 반대하자 그들을 축출하던 역사적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는 철석간장 같이 확고부동하다고 하였다.
변방으로 유배시켜도 전쟁의 간난신고를 다 겪어낸 자신은
변방 유배가 두렵지 않다고 하지만 마음은 착잡하네요 !.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이항복[1556-1618] : 임진왜란 때 병조판서를 지내면서
많은 공적을 세운 조선의 문신. 1 617년 인목대비 폐모론에 반대하다가
1618년 관직이 삭탈되고 함경도 북청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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