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曉偶書[춘효우서] 崔致遠[최치원]
봄 새벽에 우연히 쓰다.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불회] : 동으로 흐른 물 돌아오지 못함 견디기 어렵고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래] : 다만 시를 재촉하는 경치 오는 사람 괴롭히네.
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부세] : 정을 머금은 아침 비는 가늘게 거듭 미미하여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 즐기며 탐내는 좋은 꽃 피고 아직 피지 못했네.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 어지러운 세상의 풍광에 주인 되는 사람 없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 덧없는 인생 명예와 이익 처음 아득함 깨닫네.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유령부] : 생각하여 헤아리니 유령의 아내가 미워지니
強勸夫郎疏酒盃[강권부랑소주배] : 남편에게 술 잔을 작작 들라고 억지로 권했지.
叵耐[파내] : 아주 견디기 어려움.
詩景[시경] : 詩意[시의]가 넉넉한 경치.
風光[풍광] :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劉伶[유령] : 晉[진]나라 사람으로 술을 너무도 좋아해서
〈酒德頌[주덕송]〉이라는 글을 짓기까지 하였는데,
언제나 술병을 차고 다니면서 從者[종자]에게 삽을 메고
자기 뒤를 따라오게 하며 자기가 죽으면
바로 묻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갈증이 심해서 아내에게 술을 달라고 청하자,
아내가 술을 버리고 그릇을 깨면서 울며 간하기를
" 君酒太過[군주태과] 당신은 술을 너무 과하게 마십니다.
非攝生之道[비섭생지도] 이는 섭생하는 도가 아니니,
必宜斷之[필의단지] 반드시 끊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니,
유령이 " 善[선] 吾不能自禁[오불능자금] 좋은 말씀이오.
하지만 나는 스스로 금주할 수가 없으니,
惟當祝鬼神自誓耳[유당축귀자서이] 귀신에게 축원하며 맹세를 해야겠소.
便可具酒肉[편가구주육] 지금 당장 술과 고기를 차려 오시오."라고 하였다.
이에 처가 그 말대로 따르니, 유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를
" 天生劉伶[천생유령] 하늘이 유령을 낸 것은
以酒爲名[이주위명] 술로 이름을 내라는 뜻이니,
一飮一斛[일음일곡] 한꺼번에 한 섬의 술을 마시고
五斗解酲[오두해정] 다섯 말로 해장을 하게 하실 것이요,
婦兒之言[부아지언] 愼不可聽[신불가청] 부녀자의 말은 부디 듣지 마시기를."
이라고 하고는, 그 주육으로 다시 대취했다고 한다.
晉書 卷49[wlstj49rnjs] 劉伶列傳[유령열전]
孤雲先生文集卷之一[고운선생집1권] 詩
崔致遠[최치원] : 857년(헌안왕 1)에 태어나
908년(효공왕 12) 이후까지 활동. 통일 신라 말기의 학자․문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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