戱述贈某衲[희술증모납] 金正喜[김정희]
희롱하듯 지어서 아무 스님에게 주다.
中略[중략].
宗門[종문]에서 역대로 추앙하여
후학을 提持[제지]하는 宗匠[종장]으로 삼았는데도
어쩐지 그 機緣[기연]과 示語[시어]가
하나도 뽑을 만한 것이 없다.
애오라지 두어 끝을 들어
그 旨[지]를 보이는 바이다.
부대사의 이른바,
夜夜抱佛眠[야야포불면] : 밤마다 부처에 둘러쌓여 잠들고
朝朝還共起[조조환공기] : 매일 아침 함께 다시 일어나네.
起坐鎭相隨[기좌진상수] : 일어나나 앉으나 항상 서로 따르며
語黙同居止[어묵동거지] : 성하건 쇠하건 살고 머무름 함께 하네.
能爲萬象主[능위만상주] : 능히 온갖 만물 형상의 주인이 되고
不逐四時凋[불축사시조] : 네 계절을 따라도 시들지 아니하네.
語黙[어묵] : 周易[주역] 繫辭傳[계사전] 上[상]의
“君子之道[군자지도] …… 或黙或語[혹묵혹어]”에서 나온 말로,
盛衰[성쇠]를 뜻한다.
참고로 陶潛[도잠]의 시 命子[명자]에 “時有語黙[유시어묵] 運因隆窊[운인륭와]”
라는 표현과 역시 그의 시 與殷晉安別[여은진안별]에
“語黙自殊勢[어묵자주세] 亦如當乖分[역여당괴분]”이라는 표현이 있다.
의 글귀들이며,
장경릉이 堂[당]에 올라 말하기를
“道伴[도반]을 붙들어
어깨를 어울리고 일생을 지내며
학에 參[참]하는 일을 끝마쳤다.”
한 것과 僧[승, 중]이 흥화장에게 묻되
“사방 팔면에서 올 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
하니, 흥화는
“중간을 打[타]한다.”
라 한 이와 같은 어구는
모두 단지 한낱 照照[조조]하고
靈靈[영령]함을 해득했을 뿐이다.
곧 부대사가 이른바,
空手把鉏頭[공수파서두] : 빈 손으로 호미 자루 잡고서
步行騎水牛[보행기수우] : 걸어 가면서 물 소를 탄다네.
人從橋上過[인종교상과] : 사람들 모여 다리 위를 지나니
橋流水不流[교류수하류] : 다리는 흘러도 물은 흐르지 않네.
라는 것도 역시 凡情[범정]의
집착한 소견을 벗어나는 데
도달했을 따름이며,
普化[보화] 같은 이는
“밝은 데로부터 오면
밝은 데를 향하고
어두운 데로부터 오면
어두운 데를 향하고
사방 팔면으로부터 오면
旋風[선풍]을 향하고
허공으로부터 오면
連架[연가]로 향한다.” 했는데,
이 말은 비록 究竟[구경]은 아니나
흥화의 “중간으로 향한다.”는
말에 비교하면
하늘과 땅뿐이겠으며
龐居士[방거사]의
一口吸盡西江水[일구흡진서강수]
“한 입으로 서강의 물을 다 들이마신다. ”
와 같은 것은
바로 종래에 전해 내려
極則[극칙]으로 삼은 자가 많으나
다만 한낱
“빛이 만 형상을 삼킨다. “는
것을 알았을 따름이며
어찌 일찍이 발뿌리가
땅에 붙었겠는가.
때문에 五祖[오조]는 부연한 바,
一口吸盡西江水[일구흡진서강수] : 한 입으로 서강의 물을 다 들이마시니
萬丈深潭窮到底[만장심담궁도저] : 만 길의 깊은 못이 다되어 바닥이 났네.
略約不似趙州橋[약략불사조주교] : 간략히 갖추니 조주의 다리와 같지 않고
明月淸風安可比[명월청풍안가차] : 밝은 달빛 맑은 바람에 어찌 비할까본가 .
趙州橋[조주교] : 중국 고대에 만들어진 유명한 대형 아치식 돌다리.
지금의 河北省[하북성] 趙縣[조현] 일대.
라고 한 이 頌[송]은
가위 龐縕[방온]의 결함을
보충했다 할 것이며,
龐婆[방파]의
百草頭邊祖師意[백초두변조사의]
"백초의 머리 가에 조사의 뜻"
이라는 글귀는
더욱 粗率[추솔]하고 천박한데
無知[무지] 狂參[광참]들은 일컬어
究竟[구경]의 설로 삼고 있다.
後略[후략].
방온은 일찍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모두 배에 싣고 가서 상강湘江에 가라앉혀버린 다음, 금전의 속박을 받아야 하는 세속을 떠나 아내 및 자녀들과 함께 녹문산鹿門山 밑에서 몸소 농사를 지어 먹을 것을 구하고, 대나무로 그릇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아서 필요한 것을 구하면서 가족과 함께 선열법희禪悅法喜 속에 살았다.
阮堂先生全集卷七[완당선생전집7권]
雜著[잡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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