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懶治花塢[나치화오]

돌지둥[宋錫周] 2023. 11. 15. 18:22

懶治花塢[나치화오]   金時習[김시습]

게으르게 다스린 꽃 밭.

 

老夫平生盥櫛了[노부평생관즐료] : 늙은 사내가 평생 세수와 머리 빗길 마치고

但把經史事硏討[담파경사사여토] : 다만 경서와 사기 잡고 일을 깊이 검토했네.

竟日不知光景過[경일부지광경과] : 온 종일 벌어진 형편 지나는걸 알지 못하고

以此一生欲終老[이차일생욕종로] : 이러니 저러니 한 평생 늘어 죽으려 했다네.

疇昔悠悠正無賴[주석유유정무뢰] : 아득히 먼 옛날에는 무뢰배들을 다스리다

城市山林置花草[성시산림치화초] : 성의 시가와 산과 숲에다 화초를 심었다네.

積石爲甃築花塢[적석위추축화오] : 돌을 쌓고 벽돌을 다스려 꽃 둑을 쌓고서

年年鋤治又淨掃[연년서치우정소] : 해마다 호미로 다스리고 또 깨끗이 쓸었지.

邇來無復事勤劬[이래무부사근구] : 요즈음 여유가 없어도 애써 힘쓰게 일하니

新枝盤鬱舊枝槁[신지반울구지고] : 새 가지 즐겨 울창하고 묵은 가지 마르네.

從玆不復理繁蕪[종자불부리번무] : 이제 다시 잡초 무성함 다스리지 않게되니

好事不如無事好[호사불여무사호] : 일 좋아함이 일 없은 좋아함만 같지 않구나.

君不見[군불견] : 그대 보지 못했나.

陳公宅庭多糞穢[진공택정다분예] : 진공 집의 뜰에는 더러운 똥이 많았었고

周子窓前草蓊翳[주자창전초옹예] : 주자의 창 앞에는 풀들이 우거져 그늘지고

古來賢哲各有計[고래현철각유계] : 자고이래로 현철들은 각자 계획이 있었네.

吾何苦欲治瑣細[오하고욕치쇄세] : 나는 어찌 괴롭게 자질구레 다스리려하나

盤根錯節當奮袂[반근착절당분몌] : 얽히고 설키니 마땅히 소매를 떨친다네.

 

盥櫛[관즐] : 세수하고 머리를 빗음.

疇昔[주석] : 그렇게 오래지 않은 옛적.

悠悠[유유] : 아득하게 먼 모양, 때가 오랜 모양, 침착하고 여유가 있는 모양.

無賴[무뢰] :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직업이 없이 나도는 불량한 사람.

繁蕪[번무] : 잡초 따위가 무성함, 번잡하고 어지러움. 

賢哲[현철] : 어질고 사리에 밝은 사람.

瑣細[쇄세] : 자질구레하다, 사소하다.

盤根錯節[반근착절] : 구부러진 나무뿌리와 울퉁불퉁한 나무의 마디.

    얽히고 설켜 처리하기에 곤란한 사건.

   세상일에 난관이 많음의 비유. 세력이 단단히 뿌리박혀 흔들리지 아니함.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詩[시] 花草[화초]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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