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安府月夜[연안부월야]聞金雲鸞彈箏[문김운란탄쟁]
金是舊日同里人[김시구일동리인]彈箏妙絶一時[탄쟁묘절일시]
栗谷 李珥[율곡 이이]
연안부에서 달밤에 김운란의 아쟁 연주를 듣다.
김은 무릇 지난 날 한 마을 사람인데 한 때는 아쟁 연주가 극히 기묘하였다.
虛閣發箏聲[허각발쟁성] : 빈 누각에 아쟁 소리가 일어나니
竦然人語絶[송연인어절] : 소름이 끼치 듯 인적이 끊기었네.
絃絃應手語[현현응수어] : 줄 마다 솜씨 있는 소리로 응하고
激川邃幽咽[격천수유연] : 세찬 내에 그윽한 북소리 심오하네.
寒蟬抱露葉[한선포로엽] : 가을 매미 잎파리 이슬을 둘러싸고
細泉鳴巖穴[세천명암혈] : 가는 샘물은 바위 굴에서 소리내네.
側耳在雲霄[측이재운소] : 귀를 기울이면 하늘의 구름이 있고
餘音久未歇[여음구미헐] : 남은 음향이 오래도록 그치지 않네.
我少君壯夫[아소군장부] : 나는 젊었고 그대는 장부였으니
仁里曾相悅[인리증상열] : 아름다운 마을에 이미 서로 기뻤네.
悲歡三十年[비환삼십년] : 슬픔과 기쁨의 삼십 년 세월에
渺渺參商闊[묘묘삼상활] : 아득히 먼 삼성과 상성은 넓구나.
邂逅在今宵[해후재금소] : 오늘 밤에 우연히 만나 살펴보니
感舊腸內結[감구장내결] : 지난일 생각 마음 속에 맺는구나.
停杯悄相對[정배초상대] : 술잔 멈추고 서로 고요히 마주하니
碧空懸霽月[벽공현제월] : 푸른 하늘에 개인 달이 매달렸네.
金雲鸞[김운란] : 선조(1567-1608)대에 시각장애인으로 활약했던 아쟁의 연주가.
一時[일시] : 외규에는 뒤에 甲戌秋[갑술추, 1574년 가을]이라 기록 됨.
竦然[송연] : 두려워 몸을 옹송그릴 정도로 오싹 소름이 끼치는 듯함.
仁里[인리] :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
渺渺[묘묘] : 그지없이 넓고 아득하다.
參商[삼상] : 參星[삼성]과 商星[상성]을 아울러 이르는 말.
삼성과 상성이 동서로 멀리 떨어져서 그리워함을 이르는 말.
邂逅[해후] : 邂逅相逢[해후상봉], 누구와 우연히 만남.
栗谷先生全書卷之二[율곡선생전서2권] 詩[시] 上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珥[이이, 1536-1584] : 자는 叔獻[숙헌], 호는 栗谷[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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