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겨울

夜聽擣衣聲[야청도의성]

돌지둥[宋錫周] 2024. 11. 22. 07:45

夜聽擣衣聲[야청도의성]    楊泰師[양태사]

밤에 다듬이질 소리를 듣다.

霜天月照夜河明[상천월조야하명] : 서리오는 하늘 달빛 비추어 밤 은하 밝히고

客子思歸別有情[객자사귀별유정] : 나그네 돌아 갈 생각에 다른 정만 넉넉하네.

厭坐長霄愁欲死[염좌장소수욕사] : 긴 밤 지루하게 앉아 근심을 숨기려 하는데

忽聞隣女擣衣聲[홀문린녀도의성] : 문득 이웃 아낙의 다듬이질 소리가 들리네.

聲來斷續因風至[성래단속인풍지] : 바람 따라 소리가 끊겼다 이어지며 오는데

夜久星低無暫止[야구성저무잠지] : 밤이 깊어 별빛 낮은데 잠시도 그치지 않네.

自從別國不相聞[자종별국불상문] : 스스로 다라 나라 떠나 들을 생각 못했는데

今在他鄕聽相似[금재타향청상사] : 이제 다른 나라에서 듣는 소리 서로 같구나.

不知綵杵重將輕[부지채저중장경] : 비단 방망이 가벼운지 무거운지 알지 못하니

不悉靑砧平不平[불실청침평불평] : 푸른 다듬잇돌 반듯한지 아닌지 알 수 없구나.

遙憐體弱多香汗[요련체약다향한] : 멀리 불쌍해라 약한 몸 향기로운 땀 많으리니

預識更深勞玉腕[예식경심로옥완] : 미리 옥 같은 팔로 더욱 깊이 힘쓰느걸 알겠네.

爲當欲救客衣單[위당욕구객의단] : 마땅히 길을 떠나려 여행 옷을 고치려 함일까

爲復先愁閨閣寒[위복선수규각한] : 규방의 쓸쓸한 시름 먼저 덜어내고자 함일까.

雖忘容儀難可問[수망용의난가문] : 비록 거동하는 모습 없으니 가히 묻기 어려워

不知遙意怨無端[부지요의원무단] : 끝 없이 원망하는 아득한 풍정을 알지 못하네.

寄異土兮無新識[기이토혜무신식] : 낯선 땅에서 이르니 새로운 깨달음도 없는데

想同心兮長嘆息[상동심혜장탄식] : 같은 마음 생각하려니 긴 한숨이 나오는구나.

此時獨自閨中聞[차시독자규중문] : 지금 자기 홀로 아녀자의 거처에 알려졌으니

此夜誰知明眸縮[차야수지명모축] : 이 밤 모자란 눈동자에 날이 샘을 누가 알리오

憶憶兮心已懸[억억혜심이현] : 강제로 생각하여 마음에 이미 걸려 있지만

重聞兮不可穿[중문혜불가천] : 거듭하여 들어도 가히 꿰뚫어 볼 수가 없구나.

卽將因夢尋聲去[즉장인몽심성거] : 어서 꿈에라도 저 소리 찾아서 가려 하지만

只爲愁多不得眠[지위수다부득면] : 다만 많은 시름 다스리느라 잠을 못 이루네.

 

閨閣[규각] : 金閨[금규], 침실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楊泰師[양태사] : 759년(발해 문왕 23년) 일본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일본 3대 한시집 經國集[경국집,827]에 실려 있으며

續日本記[속일본기]에는 寶子[보자,일본 47대 준닌 시기의 연호] 3년(759) 정월

太保[태보] 藤原惠美朝臣押勝[등원혜미조신압승]이 田村第[전촌제]에서 

蕃客[번객]들에게 잔치를 베풀며 주고받은 시에 양태사가 화답한 시로 소개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