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吾妻學妓[사오처학기]
내 마누라에게 기생질을 배우도록 시켜라.
一善戱談者[일선희담자]
欲辱醫業者[욕신의업자]
對醫談曰[대의담왈]:
:昔自冥府[석자명부]
推捉妓女[추착기녀]
偸兒[투아]醫生[의생].
한 익살꾼이
의원을 욕보이고자
의원을 상대하여 말하기를
"옛날에 저승에서
기생과 도둑과 의생을
죄인으로 잡아갔다오."
閻王問于妓曰[염왕문우기왈]:
"汝則在世之日[여즉재세지일]
所業何事[소업하사]?"
妓女對曰[기녀대왈]:
"小人則以冶容麗服
[소인즉이야용려복]
公子王孫之[공자왕손지]
豪遊富俠者[호유부협자]
前迎後送[전영후송]
備逞妖艶之態[비령요염지태]
見金而爲生矣[견금이위생의]."
閻王[영왕]:
"不害爲悅人之事[불해윙열지사]
當令還生於[당령환생어]
樂地矣[낙지의]."
염라대왕이 기생에게 묻기를
"너는 살아생전에
한 일이 무엇이냐?"하니,
기생이 대답하기를
"저는 얼굴을 단장하고
고운 옷을 입어
공자, 왕손 같은 놀기 좋아하고
돈 잘 쓰는 자들을
앞으로 맞아들이고
뒤로 내보내면서
상쾌하고 요염한 자태를 갖추어
돈을 벌어 생활해 왔습니다."
하니, 염왕이 말하기를
해롭지 않았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일이니 마땅히 낙도에
환생하도록 명하노라."하고,
又問于盜曰[우문우도왈]:
"汝則業何[여즉업하]?"
對曰[대왈]: "小人則[소인즉]
狗偸鼠竊于富豪之家
[구투서절우부호지가]
己用而有餘則[기용이유여즉]
或濟人之貧乏矣[혹제인지빈핍의]."
閻王曰[염왕왈]:
"汝亦不害[여역불해]
爲平等之道[위평등지도]
當令還生於樂地矣.
[당령환생어락지의]
또 도둑에게 묻기를
"네가 생전에 쌓은 업은
무엇이냐?"하니
대답하기를
"소인은 부호의 집에
개나 쥐처럼 몰래 숨어 들어가
재물을 훔쳐 와서는
제가 쓰고 남은 것이 있으면
간혹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도 했습니다.”"하니
염왕이 말하기를
"너 역시 해롭지 않았다.
평등지도를 위한 것이니
마땅히 낙도에 환생하도록
명하노라."하였다.
狗偸鼠竊[구투서절]; 개나 쥐처럼
남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훔침.
貧乏[빈핍];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음.
又問于醫曰[우문의왈]:
"汝則業何[여즉업하]?"對曰[대왈]:
"小人則牛溲馬勃[소인즉우수마발]
敗鼓之皮[패고지피]
具收並蓄[구수병축]
廣濟萬病[광제만병]
藉此爲生矣[자차위생의]."
또 의생에게 묻기를
"너의 업은 무엇이냐?"하니
대답하기를
"소인은 쇠오줌, 말똥
떨어진 북의 가죽 등
쓸데없는 것들을 두루 모아
비축해 두고
널리 만병을 구제하여
그 보수로 생활해 왔습니다."하니
牛溲馬勃[우수마발]; 소 오줌과
말의 똥이라는 뜻으로,
가치 없는 말이나 글
품질이 나빠 쓸 수 없는 약재 따위.
敗鼓之皮[패고지피]; 찢어진 북의 가죽.
閻王勃然大怒曰[염왕발연대로왈]:
"近有發捕[근유발포]
輒多拒逆[첩다거역]
故吾固疑之[고오고의지]
果有此老慫慂[과유차로종용].
命促令具[명촉령구]桎梏[질곡]
押付[압부]酆都[풍도]."
염왕이 발끈 크게
성내어 말하기를
"근래에 잡아오도록 내보내면
거역하는 놈들이 부쩍 많아졌기에
내 진실로 의심스럽더니
과연 저런 늙은 것이 있어
종용했구나.
명령하노니 빨리 차꼬를 채워
지옥에 압송하라."하였다.
勃然[발연]; 부쩍 일어난 모양.
慫慂[종용]; 잘 설명하고
달래어 권함,
桎梏[질곡]; 차꼬와 수갑.
押付[압부]]; 죄인을 압송하여 넘김.
酆都[풍도]; 도가에서 말하는
지옥의 하나.
醫生願向妓女與偸兒曰:
[의생원향기녀여투아]
"歸語吾家[귀어오가]
此後則使吾妻學妓
[차후즉사오처학기]
使吾子學偸[사오자학투]
期免地獄之苦[기면지옥지고]
可矣[가의]."
의생이 기생과 도둑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내 집에 돌아가 말해주게.
앞으로 내 마누라는
기생질이나 배우고
내 자식은 도둑질이나 배워서
지옥의 고통을
면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말일세." 하였다.
'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用計得官[용계득관] (0) | 2025.02.25 |
---|---|
雁代捕鯨談[안대포경담] (0) | 2025.02.25 |
宋莫皆中[송막개중] (0) | 2025.02.17 |
煩簡俱迂[번간구우] (0) | 2025.01.23 |
伸妓寃妖[신기원요] (0) | 2025.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