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妙貢物[실묘공물]
실수로 바친 묘한 공물
藥局諸益設酒肴[약국제일설주효]
登南山濯足矣[등남산탁족의].
一人忽動腎難堪
[일인홀동현난감]
尋慇懃處而方[심은근처이방]
拳腎之際[권신지제]
禁松軍自後而來大呼曰
[금송군자후이래대호왈]:
"此兩班南山重地[차량반남산중지]
其事是何事也[기사시하사야 ]?"
其人乍驚顧視則[기인사경고시즉]
乃禁松軍也[내금송군야].
약국의 여러 친구들이
술과 안주를 싸들고
남산에 소풍을 갔다.
한 사람이 갑자기
양물이 일어나자 견디기 어려워서
은근한 곳을 찾아가
바야흐로 용두질을 치는 참에
금송군이 뒤에서 고함을 질렀다.
"이 양반이 남산 같이
소중한 곳에서
그게 도대체 무슨 짓이오?"
그 사람이 흠짓 놀라 돌아보니
금송군이 서 있었다.
卽[즉]顔騂[안성]
挽其袖而近坐曰[만기수이근좌왈]:
"吾之此事[오지차사]
幸勿煩說焉[행물번설언]."
禁松軍曰[금송군왈]:
"南山重地[남산중지]
此等事大禁法也[차등사대듬법야]
不可[불가]仍置[잉치]
當捉去矣[당착거의]."
금방 얼굴이 붉어지며
금송군의 소맷자락을 붙잡고
바짝 붙어 앉아 말하기를
"나의 이 일을
제발 좀 덮어 주시오."하니
금송군이 말하길
"남산 같이 소중한 곳에
이런 일은 크게 금하는 법이라
내버려 둘 수 없소.
당장 잡아 갈 것이오."하니
顔騂[안성]; 얼굴이
붉은 말처럼 벌개짐.
煩說[번설]; 떠들어 소문을 냄.
仍置[잉치]; 그대로 둠.
其人懇乞曰[기인간걸왕]:
"老兄是何說[노형시하설]?
俗語云[속어운]
'死病有生藥[사병유생약]'
少弟一時無顔之妄
[소제일시무안지맹]
老兄豈無闊恕乎[노형기무활노호]"
乃罄出囊中錢給之曰
[내경출낭중전급지왈]
"此物雖少[차물수소]
買飮酒盃寬恕焉[매음주배관노언]
日間訪弟則[일간방제즉]
當厚待矣[당후대의]."
그 사람이 간절히 애걸하기를
"노형은 무슨 말을 그리 하오?
속된 말로
'죽을 병에 살릴 약 있다'지 않소.
이 아우의 한때 얼굴 못들 망령을
노형은 어찌 너그러이
용서하지 못하오?"하고 빌면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며 말했다.
"이 돈이 비록 약소하지만
술이나 사 자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구랴.
일간 이 아우를 찾으시면
후히 대접하리다."
懇乞[간걸]; 간절히 빎.
禁松軍曰[금송군왈]:
"兄宅在何[형댁재하]?"
曰[왈]: "弟家則[제가즉]
銅峴某邊[동형모변]
第幾家耳[제기가이]."
禁松軍曰[금송군왈]:
"南山則案山重地[남산즉안산중지]
此等事若現捉則[차등사약현착즉]
以一罪用之[이일죄용지]
然兄之懇乞[연형지간걸]
如是故[여시고]不捉去[불착거]
後勿更爲也[후물갱위야]."
其人[기인]
'感謝[감사]! 感謝[간사]!"
禁松軍受錢[금송군수전]
心甚可笑[심심가소]
不顧而去[불고이거].
금송군이 말하기를
"노형 집이 어디요?"하니
"내 집은 구리개
어디 몇 번째 집이라오."
금송군이
"남산은 서울의 안산인
중요한 곳이오.
이런 일이 드러나 붙잡혀 가면
단단히 혼이 날 것이오.
그렇지만 노형이 이처럼
간절히 애걸하니
잡아가지는 않겠소.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마시오.”"하니
그 사람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하고
금송군이 돈을 받고
속으로 가소롭게 생각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銅峴[동현]; 구리 고개,
현재의 을지로 입구.
翌日[익일]
歷入其家則[역입기가즉]
其人果在房[기인과재방]
望見禁松軍之來[망견금송군지래]
則掬錢忙出給之[재국전망출급지]
受而不顧而去[수이불고이거].
過數日後[과수일후]
又歷入之則[우력입지즉]
如前樣掬錢給之[여전양국전급지]
如是者凡四五度[여시자범사오도].
다음 날 금송군이
지나다 그 집에 들르니
그 사람이 과연 집에 있다가
멀리서 금송군이 오는 것을 보고
급히 나와 돈을 쥐어 주니
금송군이 돈을 받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며칠 지난 후 또 들르니
먼저처럼 돈을 쥐어 주었다.
이런 일이 너댓 차례 계속되었다.
在傍人莫知何故[재방인막지하고]
問其故[문기고]
主人諱不肯言[주인휘불긍언].
其後[기후]又如是[우여시].
故傍人懇問其故[고방인간문기고]
主人乃慇懃[주인내은근]
附耳語曰[부이어왈]:
"吾於某日往南山[오어모일왕남산]
若此若此而厥者[약차약차이궐자]
厚恕[후노].
故其恩感謝如是耳."
[고기은감사여시이]
옆 사람이 그 영문을 몰라
까닭을 물었으나
주인은 어물어물하며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 후 또 이와 같으므로
옆 사람이 기어이
그 까닭을 캐물으니
주인이 은근히 귓속말을 했다.
"내가 어느 날 남산에 갔다가
이러이러했는데
저 놈이 너그러이 용서했다네.
때문에 그 은혜가 감사해서
이러는 걸세."
莫知[막지]; 알지 못함.
附耳語[부이어]; 귓속말.
厚恕[후서]; 너그러이 용서함.
其人聞甚可笑[기인문심가소]
責曰[책왈]:
"男兒拳腎卽[남아권신즉]
例事也[예사야].
非但南山[비단남산]
雖闕內爲之[수궐내위지]
誰能禁之耶[수능금지야].
日後[일후]若更來[약갱래]
責送也[책송야]."
그 사람이 듣고
매우 가소로웠으나
꾸짖어 말하기를
"사내가 용두질하는 것은 예사라
단지 남산이 아니라
비록 대궐안에서 했다하더라도
누가 금할 수 있겠는가?
오늘 이후 만약 다시 오면
꾸짖어서 보내게."
其後[기후]
禁松軍又來矣[금송군우래의].
責之曰[책지왈]:
"吾之擧腎[오지거현]
有何關於汝乎[유하관어여호]?"
禁松軍曰[금송군왈]:
"當初如是則[당초여시즉]
誰能來訪耶[수능래방야]?"
不顧而走[불고이주].
그 뒤 금송군이 또 왔다.
꾸짖어 말하기를
"내 용두질이
네놈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하니,
금송군이 말하기를
처음부터 이렇게 했더라면
누가 찾아 올 수 있었겠소?"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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