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仲秋月[중추월]

돌지둥[宋錫周] 2023. 10. 12. 17:55

仲秋月[중추월]  李嶠[이교]

중추절의 달

 

其一

盈缺靑冥外[영결청명외] : 차고 이지러지며 푸른 하늘 밖인데

東風萬古吹[동풍만고취] : 동쪽 바람은 오랜 세월 불어오누나.

何人種丹桂[하인종단계] : 어떤 사람이 붉은 계수나무 심었나

不長出輸枝[부장출수지] : 달 밖으로는 가지를 내놓지를 않네.

 

 

其二

圓魄上寒空[원백상한공] : 둥근 달 찬 하늘에 떠오르면

皆言四海同[개언사해동] : 다들 온 세상이 같다고 하네.

安知千里外[안지천리외] : 그러나 어찌 알리 천리 밖에

不有雨兼風[불유우겸풍] : 비 내리고 바람 불지 않는지.

 

李嶠[이교, 645-714] : 자는 巨山[거산]으로 지금 하북성 贊皇[찬황] 사람.

시와 문장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재상도 3번이나 역임하였지만

5명의 황제를 섬기는 동안 의를 버리고 세력을 따랐다는 평가가 있다.

여러 번 풍우를 겪었고 말년에는 좌천되었다가 죽었다.

세상에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 일의 실체를 다 아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이라 하여 그것이 실제적 진실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진실을 왜곡하여 전해진 것도 많고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는 것도 많다.

오늘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으면 사람들은 모두

온 세상 사람들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달을 볼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주 먼 곳에서는 풍우가 몰아쳐 달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고관을 지낸 사람의 시를 보면 시가 매우 쉬운듯하지만

어떤 삶의 경륜을 드러내면서 큰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시 역시 만만찮은 사색의 단서를 제공한다.

그런 면에서 이 시는 시대를 초월하는 현대적인 가치,

소위 이월가치가 높은 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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