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397

秋懷寄人[추회기인]

秋懷寄人[추회기인]    金壽恒[김수항]가을 생각을 남에게 부치다.  風雨重陽過[풍우중양과] : 비와 바람에 중양절을 보내니 凄涼恨未休[처량한미휴] : 처량하게 한은 그치지 못하네. 雁驚游子夢[안경유자몽] : 기러기 나그네 꿈 놀라게하고 蟲弔病人愁[충적병인수] : 벌레 이르니 병든 이 시름겹네. 紅葉無言暮[홍엽무언모] : 붉은 잎은 노쇠하여 말도 없고 黃花滿意秋[황화만의추] : 국화 꽃 추상같은 뜻 가득하네. 思君咫尺地[사군지척지] : 생각하는 그대 지척에 살아도 心逐水西流[심축수서류] : 마음은 강물 따라 옮겨 흐르네. 咫尺[지척] : 아주 가까운 거리.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詩[시]金壽恒[김수항1629-1689] : 자는 久之[구지], 호는 文谷[문곡].  예조판서,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

한시 가을 2024.09.01

山民[산민]

山民[산민]    金昌協[김창협]산에 사는 백성.  下馬問人居[하마문인거] : 말에서 내려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婦女出門看[부녀출문간] : 부인이 문을 열고 나와서 환대하네. 坐客茅屋下[좌객모옥하] : 띠풀로 엮은 집 아래에 손님 앉히고 爲客具飯餐[위객구반찬] : 나그네 위하여 밥과 음식을 갖추네. 丈夫亦何在[장부역하재] : 바깥 어른은 또한 어디 계신가요 扶犁朝上山[부리조상산] : 아침에 쟁기 붙들고 산에 올랐다오. 山田苦難耕[산전고난경] : 산의 밭은 밭 갈기 어려워 괴롭고  日晩猶未還[일만유미환] : 해 늦도록 오히려 돌아오지 못했네. 四顧絶無鄰[사고절무린] : 사방 둘러봐도 이웃도 없이 막혔고 雞犬依層巒[계견의층만] : 개와 닭들 높은 산등성이 의지하네. 中林多猛虎[중림다맹호] : 수풀 속에는 사..

한시 가을 2024.08.29

甁菊[병국]

甁菊[병국]    林億齡[임억령] 항아리의 국화. 常恨東籬英[상한동리영] : 항상 동쪽 울타리 꽃부리 원통하여重陽口尙噤[중양구상금] : 중양절에는 오히려 입을 다물었네.十月夜雨鳴[시월야우명] : 열번째 달 소리 내어 비 오는 밤에加以繁霜凜[가이번상름] : 무성한 서리 더하여도 늠름하였네.朝來開戶看[조래개호간] : 아침이 돌아와 문을 열고 바라보니粲粲如濯錦[찬찬여탁금] : 선명하고 청초해 씻은 비단 같았네.敎兒揷膽甁[교아삽담병] : 아이를 시켜 항아리를 씻어 꽂고서置之於燕寢[치지어연침] : 한가한 전각에 기대 그대로 두었네.遙觀非不好[요관비불호] : 멀리 보니 좋아하지 않음 아니지만不如對之審[불여대지번] : 마주보며 살피는 것만 같지 못하네.此本隱君子[차본은군자] : 이는 본래 숨어 사는 군자이기에山野遒天..

한시 가을 2024.08.20

秋村雜題[추촌잡제]

秋村雜題[추촌잡제]  林億齡[임억령]가을 시골에 어수선하게 쓰다. 沙平放牛馬[사평방우마] : 모래 들판에 소와 말을 내버려두고村遠依松筠[촌원의송균] : 마을 멀리 소나무 대나무 의지하네.把酒對紅蓼[파주대홍료] : 술잔을 잡고서 붉은 여뀌 마주하고擧網翻銀鱗[거망번은린] : 그물을 들자 은빛 비늘이 뒤집히네.靑山作屛障[청산작병장] : 청산은 병풍처럼 일어나 가로막고白鷗爲交親[백구위교친] : 흰 물새들 더불어 가까이 오고가네.淸風消醉面[청풍소취면] : 맑은 바람이 취한 얼굴빛을 삭이고細雨催詩人[세우최시인] : 가는 비가 시 짓는 사람을 재촉하네.誰言憭慄秋[수언료률추] : 가을은 몹시 구슬프다 누가 말했나乍廻氤氳春[사회인온춘] : 잠시 화창한 날의 봄으로 되돌리네.遠柳立旄纛[원류입기독] : 멀리 버드나무 산언덕..

한시 가을 2024.08.18

月夜出城[월야출성]

月夜出城[월야출성]  洪裕孫[홍유손]달밤에 성을 나서며 秋深山郭滅纖煙[추심산곽멸섬연] : 가을 깊은 산 둘레에 가는 안개 사라지고開遍里門村犬眠[개편리문촌견면] : 모두 열린 마을 문에서 시골 개들 잠자네.白月懸空天似畫[백월현공천사화] : 하늘에 매달린 흰 달빛 하늘은 그림 같고淸風動樹夜如年[청풍동수야여녕] : 맑은 바람 흔드는 나무 밤은 한 해 같구나.寒虫鳴筑依衰草[한충명공의쇠초] : 쓸쓸한 벌레 악기 소리내며 쇠한 풀 기대고淨露綴珠滿野田[정주철주만야전] : 맑은 이슬 구슬을 꿴 듯 들판 밭 가득하네.柱杖高吟有餘興[주장고음유여흥] : 지팡이 괴고 높이 읊으니 남은 흥 넉넉하고神澄骨爽欲登仙[신증골상욕등선] : 정신은 맑고 의기 상쾌해 신선 오르려 하네.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洪裕孫[홍유손,..

한시 가을 2024.07.30

秋日[추일]

秋日[추일]  崔奇男[최기남] 가을날. 浮世日多事[부세일가사] : 덧 없는 세상에 나날이 일은 많은데流光節又闌[유광절우란] : 흐르는 세월에 절기 또한 깊어지네.葉稀郊色淺[엽희교색천] : 잎은 드물어 교외의 빛은 옅어지고天濶鴈聲寒[천활안성한] : 하늘은 멀어 기러기 소리 쓸슬하네.瘦骨常纏病[수골상전병] : 야윈 기골에 질병이 항상 얽히니秋懷轉少歡[추회전호환] : 가을 회포의 기쁨이 적게 맴도네. 獨扶藜杖立[독부려장립] : 다만 명아주 지팡이 붙들고 서니殘照下簷端[잔조하첨단] : 저녁에 지는 햇빛 처마 끝을 비추네. 龜谷詩稿卷之三上[구곡시고3권 상] 五言律詩[오언율시]崔奇男[최기남, 1586-1669] : 자는 英叔[영숙], 호는 龜谷[구곡]·默軒[묵헌]   위항시인, 어릴 때 가난해 申欽[신흠]의 아들인..

한시 가을 2024.07.27

田家詞[전가사] 12-9 成俔[성현]

田家詞[전가사] 12-9  成俔[성현]농가의 노래 九月[9월]蕪菁嫩葉芋魁肥[무청눈엽우괴비] : 순무 잎은 연한데다 토란 덩이 뿌리는 살찌고 霜重田家初受衣[상중전가초수의] : 서리가 거듭한 농가에선 처음 옷을 받아들이네. 黃雀翩翩啄晩地[황작편편탁만지] : 노란 참새는 훨훨 날아 저무는 마당 쪼아대고 農欲刈時天少暉[농욕예시천소휘] : 농가에서 때마침 베려니 하늘도 잠시 밝아지네. 腰鎌扶轂上荒阪[요겸부곡상황판] : 낫을 차고 수레를 도와 거친 언덕을 올라가서 東皐載稻西家歸[동고재도서가귀] : 동쪽 논의 벼를 싣고서 서쪽 집으로 돌아오네. 紫菊開花繞茆舍[자국개화요모사] : 자줏빛 국화는 꽃이 피어 띳집을 빙 에워싸고 歌鼓紛紛喧四野[가고분분훤사야] : 노래와 북소리 떠들썩하여 사방 들판 시끄럽네. 一斗白酒一隻鷄[..

한시 가을 2024.07.25

夜起醊粥[야기철죽]

夜起醊粥[야기철죽]  洪裕孫[홍유손]밤에 일어나 죽으로 제사지내다. 西風吹徹意先輕[서풍취철의선경] : 서쪽 바람이 불자 먼저 경박한 생각이 앞서서拓戶見星欲五更[척호견성욕오경] : 문을 밀치고서 별을 보니 오경 시각 되려하네.作粥試淘新粟米[작죽시도신조속] : 새로운 조와 쌀을 잠시 씻어내어 죽을 만들고糝羹仍斫野菘莖[삼갱잉작야숭경] : 문 밖 배추 줄기 거듭 베어다가 나물죽 끓였네.盈塯擎手落顏影[영류경수락안영] : 빈 그릇 가득 손에 들고 드러난 불빛에 멈추어刺匕入唇開齒聲[자비입순개치성] : 수저로 덜어 입술에 드니 열린 이빨 소리 내네.分與眼前炊母喫[분여안전취모끽] : 눈 앞에서 나누어 주고 불땐 어머니도 마시니小兒睡起索還鳴[소아수기샛환명] : 작은 아이 자다 일어나 재차 울면서 찾는구나. 篠䕺遺稿[소총유..

한시 가을 2024.07.22

感秋回文[감추회문]

感秋回文[감추회문]      李知深[이지심]           가을을 느끼고 회문시를 짓다.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 : 더위 사라지고 가을이 가까워지니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 : 한가하니 조금씩 느껴지는구나.亂松靑盖倒[난송청개도] : 무성한 소나무 푸른 덮개 펼친듯流水碧蘿長[유수벽라장] : 흐르는 물가에 푸른 풀가사리 길게 자라는구려.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 : 멀리 언덕엔 안개 엉켜 뿌옇고棲高散吹涼[루고산취량] : 높은 누대에 불어오니 시원하게 흩어지네.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 : 하늘 반쪽에 밝은 달빛 좋을시고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 : 그윽한 방에 휘황하게 비치는구나. 역독(逆讀)  光輝照室幽[광휘조실유] : 밝은 빛이 방에 비쳐 그윽하고 好月明天半[호월명천반] : 좋은 달이 하늘을 밝히는 구나.涼吹散高樓..

한시 가을 2024.07.19

雨後[우후]

雨後[우후]     崔奇男[최기남] 積雨初開霽[적우초개제] : 오랜 비가 비로소 멈추고 맑게 개이니千山錦繡文[천산금수문] : 여러 산들은 비단 수를 놓아 아름답네.披襟受淸吹[피금수청취] : 옷깃 헤치고 맑은 바람을 받아들이며放眼送歸雲[방안송귀운] : 눈길 넓히고 돌아가는 구름 전송하네草樹均分色[초수균분색] : 풀과 나무들 고르게 물이 들어 베풀고飛潛各自羣[비잠각자군] : 무리 스스로 제 각각 날거나 잠기네.悠然意自得[유연의자득] : 침착하니 정취에 스스로 만족하여曳杖遶柴門[예장요시문] : 지팡이 끌고서 사립문을 에워싸네. 積雨[적우] : 오랫동안 계속하여 오는 비.開霽[개제] : 비가 멎고 하늘이 활짝 갬.悠然[유연] : 유유하여 태연함,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 龜谷詩稿卷之三上[구곡시고3권 상] 五言律詩..

한시 가을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