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達

손곡시집에 없는 시 玉何仙[옥하선]

돌지둥[宋錫周] 2018. 6. 23. 13:50

 

        玉何仙[옥하선]       蓀谷 李達[손곡 이달]


頭如刷箒色如銀[두여쇄추색여은] : 머리는 빗자루 같고 빛깔은 은빛인데
黙坐無言似鬼神[묵좌무언사귀신] : 말 없이 묵묵히 앉은 꼴 귀신같구나.
遍身綺羅疑借著[편신기라의차착] : 비단 옷 몸에 걸쳤어도 빌려 입은 듯
只宜終嫁郭忠輪[지의종가곽충륜] : 끝내 곽충륜에게 시집 감 마땅하리라.


郭忠輪[충륜] : 忠輪[충륜]은 장님인데 돈은 있었다. 이 기생은 유명했었으나 益之[익지]의 시가 나오자

       문득 그 집이 쓸쓸해졌다. 똑같이 이름난 기생이로되, 한 시로 그 값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었으니,

       어찌 다만 기생뿐이겠는가?    대개 선비도 이와 같았다.




당 나라 張祐[장우]崔涯[최애]娼樓[창루]題詩[제시]를 해 주었는데,
만약 칭찬을 하면, 네 말[馬]이 끄는 수레가 그 문을 메우고, 그 시가 기생을 헐뜯으면 손님도 끊겼다.
申次韶[신차소] 선생이 上林春[상림춘]이라는 기생에게 준 시에

第五橋頭煙柳斜[제오교두연루사] : 제오 다리 머리에 안개 낀 버들 기울고
晩來風日轉淸和[만래풍일전청화] : 저녁 되니 바람 볕은 맑고 순하게 바뀌네.
緗簾十二人如玉[상렴십이인여옥] : 열 두폭 비단 주렴에 사람은 옥과 같으니
靑瑣詞臣信馬過[청쇄사신신마과] : 대궐 안 문학 대신들도 말에 맡겨 들르네.

靑瑣[청쇄] : 靑瑣門[청쇄문], 청색 꽃무늬로 장식한 皇宮[황궁]의 문,
                  한 나라 때 궁궐문에 쇠사슬 같은 문양을 새기어 푸른 칠을 하였슴.

라 하니, 기생의 명성은 이로 인해 십배나 올랐다.

惺所覆瓿藁[성소부부고26권] 鶴山樵談[학산초담] 許筠[허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