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上逢新雪[마상봉신설] 魚無赤[어무적]
말 위에서 첫 눈을 맞으며
馬上逢新雪[마상신봉설] : 말 위에서 새로운 눈을 만나니
孤城欲閉時[고성욕폐시] : 외로운 성은 때맞춰 닫으려 하네.
漸能消酒力[점내소주력] : 점점 견뎌내던 술기운은 사라지고
渾欲凍吟髭[혼욕동음자] : 온통 얼려 하는 윗수염에 신음하네.
落日無留景[낙일무류경] : 해 떨어지니 머무는 햇살도 없는데
棲禽不定枝[서금부정지] : 쉬려는 새는 가지도 정하지 못했네.
㶚橋驢背興[파교려배흥] : 파수 다리에서의 나귀 등의 흥겨움
吾與故人期[오여고인기] : 나는 고인과 더불어 기약하였네.
魚無赤[어무적] : 생몰년 미상. 본관은 咸從[함종]. 자는 潛夫[잠부], 호는 浪仙[낭선].
燕山君[연산군] 무렵의 司直[사직]을 지낸 孝良[효량]의 아들이나 어머니가
官婢[관비]여서 김해 관청에 소속된 관비였으며 자신의 천한 신분으로 미루어
생애를 알기 어려우나 시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여서 여러 시선집에 실리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면천하여 律呂習讀官[율려습독관]이 되기도 함. 어려서부터 한문을 익혀 뛰어난
詩才[시재]를 지녔으며 일본에 사신을 따라 다녀오기도 했다. 1501년(연산7)에
상소를 올려 백성의 어려운 사정을 밝혔으나 묵살되었다.
그가 살던 고을에서 매화나무에까지 세금을 부과하자,
매화나무를 도끼로 찍어버린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는 斫梅賦[작매부]라는 시를 지어 관리의 횡포를 규탄하였다.
그러자 원이 그를 잡아 다스리려 하므로, 도망하여 유랑하다가 죽었다.
酒力[주력] : 술김을 빌려서 쓰는 힘.
㶚橋驢背興[파교려배흥] : 예전 어느 사람이, 鄭繫[정계]이라는 당나라 정승에게
“요새 시 지은 것이 있는가.” 물으니,
“시는 灞橋[파교]에 바람 불고 눈올 때에 나귀 타고 가는 사람에게나 있지
이렇게 편한 정승된 사람에게는 시가 없는 법이라.”고 대답하였다 한다.
續東文選[속동문선] 卷六[6권] 五言律詩[오언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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