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光勳

贈崔孤竹關西之別[증최고죽관서지별]

돌지둥[宋錫周] 2022. 12. 16. 10:03

贈崔孤竹關西之別[증최고죽관서지별]

玉峯 白光勳[옥봉 백광훈]

최 고죽이 관서로 감에 이별하며 주다.

 

萬曆八年春[만력팔년춘] : 만력 8년(1580) 봄날에

玉川子寓居洛城裏[옥천자우거낙성리] : 옥천자는 낙성 안에 우거하였지.

薄祿不披飢[박록불피기] : 적은 녹봉에 굶주려도 넘어지지 않고

歸耕日日思田里[귀경일일사전리] : 날마다 돌아가 밭 갈고자 고향 마을 생각했네.

出門無所親[출문무소친] : 문을 나서도 친한 사람 없었지만

竹馬二三人[죽마이삼인] : 대나무 말타던 두 세 사람 있었네.

十日何曾一見顔[십일하증일견안] : 열흘에 어찌 거듭 얼굴 한 번을 볼수있나

中夜念之三四歎[중야념지삼사탄] : 한밤중 생각 이르니 서너 번을 탄식하네.

乃知萬事非人能[내지만사비인능] : 이에 만사가 사람의 능력 아님을 알지만

須臾飄散之四方[수유표산지사방] : 결국 잠시 날아 흩어져 사방으로 간다네.

仙翁東去曾幾日[선옹동거증기일] : 신선 노인 동쪽으로 간지 이미 몇 날인데

夫子又此關西行[부자우차관서행] : 덕행이 높은 분이 이제 관서로 행한다네.

聞說關西路萬里[문설관서로만리] : 듣기에 관서 길은 일만 리라 말들하는데

況郵官尙卑吏[하황우관상비리] : 더구나 역참 관리는 또한 낮은 관리라네.

嚴霜三月無花草[엄상삼월무화초] : 삼월의 혹덕한 서리에 화초도 없는데다

陰風日夕吹人倒[음풍일석취인도] : 낮과 밤 음한 바람 불면 사람도 넘어가네.

都護臨邊擁萬騎[도호림변옹만기] : 도호부 임한 변방은 일만 기병 호위하고

方伯周爰動千駟[방백주원동천사] : 방백께선 널리 함께 일천 사마 움직이네.

塵埃滿面事追走[진애만면사추주] : 먼지 티끌 얼굴 가득 일을 쫓아 달리고

終年辛苦輪蹄後[종년신고륜제후] : 한 해 동안 거마 뒤에서 괴롭게 고생하네.

欲望長安隔天日[욕망장안격천일] : 장안을 바라보려니 하늘의 해가 가리고

幾處相思回白首[기처상사회백수] : 어찌 머물러 서로 그리며 흰 머리 돌릴까.

相思莫浪許[상사막랑허] : 서로 그리워도 함부로 약속하지 말게

君不見[군불견] : 그대 보지 못했나

天地從來一逆旅[천지종래일역려] : 온 세상이 지금 그대로 하나의 여관이라오.

人生百歲內去來[인생백세내거래] : 인생 백년을 주고 받으며 친하게 지내니

榮落猶寒暑[영락유한서] : 번영과 쇠락은 겨울과 여름처럼 똑같다네.

得之不得皆命耳[득지부득개명이] : 만나건 못 만나건 모두 운명일 뿐이니

敢以外物爲悲喜[감이외물이비희] : 감히 외계의 사물로 슬퍼하고 기뻐하네.

且盡一杯酒[차진일배주] : 우선 술 한 잔을 다 드시고는

去作風月主[거작풍월주] : 가시어 청풍 명월 주인 되세요 !

練光亭前浿江碧[연광정전패강벽] : 연광정 앞에는 패강의 강물이 푸른데

百祥樓外香爐秀[백상루외향로수] : 백상루 밖으로는 향로봉이 뛰어나리라.

便思往問艤船子[변사왕문의선자] : 문득 생각나면 배 대는 자에게 가 묻고

屈指英雄定誰是[굴지영웅정수시] : 손에 꼽는 영웅이 도대체 이 누구인가.

佳人解唱關西曲[가이해창관서곡] : 좋은 사람이 관서곡을 풀이해 부르니

伯氏佐幕時[백씨좌막시] : 백씨(백광홍)가 좌막(비장)일 때

留此曲[류차곡] :  이 곡을 남겼다.

郵僮尙說當時事[우동상설당시사] : 역참 아이가 오히려 당시의 일을 말하네.

春風聽曲倍悽然[춘풍청곡배처연] : 봄 바람에 듣는 노래 곱절이나 처연하고

流水浮雲三十年[유수부운삼십년] : 흐르는 강물과 떠있는 구름 삼십년이네.

知君此時偏相憶[지군차시편상억] : 지금도 서로 치우쳐 생각하는 그대 아니

相憶應題明月篇[상억응제명월편] : 서로 생각하며 응하여 명월편을 쓴다오.

明月遙從東海出[명월요종동해출] : 밝은 달은 동해에서 나와 멀리 나아가고

仙翁去後音書絶[선옹거후음서절] : 신선 노인 떠나간 뒤에는 소식도 끊겼네.

明年草綠好歸來[명년초록호구래] : 내년 풀이 푸르러지면 사이좋게 돌아와

却喚仙翁重擧杯[각환선옹중거배] : 다시 신선 노인 불러서 거듭 잔을 들리라.

擧杯勸明月[거배권명월] : 술잔을 들어 밝은 달에게 권하며

莫更照離別[막갱조리별] : 헤어질 때는 다시 비추지 말게나.

江山不負人[강사불부인] : 강산은 사람을 저버리지 않으니

花柳依舊春[화류의구춘] : 꽃과 버들은 봄날 같이 변함없네.

大醉高歌洛陽陌[대취고가낙양맥] : 몹시 취해 낙앙 거리에서 크게 노래하니

從他喚作眞狂客[종타환작진광객] : 모인 사람들 정말 미친 손님이라 부르네.

 

仙翁[선옹] : 신선 노인, 송강 鄭澈[정철,1536-1593]을 지칭하는 듯,

      1580년 이 시를 쓸 즈음 강원도 관찰사로 나아감.

百祥樓[백상루] : 평안남도 안주군 안주읍 북쪽 교외의 청천강 기슭에 있는 누각.

       관서 팔경의 하나로 경치가 아름답다.

 

玉峯詩集下[옥봉시집하] 詩○七言古詩[시 7언고시]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백광훈(1537-1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