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貞陵齋舍[정릉재사]與申寢郞[여신침랑] 錫寬[석관] 作[작]

돌지둥[宋錫周] 2024. 6. 22. 05:12

貞陵齋舍[정릉재사]與申寢郞[여신침랑] 錫寬[석관] 作[작]

李晩用[이만용]

정릉 재사에서 침랑 신석관과 더불어 짓다.

 

此間能築小茅堂[차간능축소모당] : 이 사이에 능히 작은 띠풀 집을 지었으니

便是浮生却老方[변시부생각로방] : 이게 곧 덧 없는 인생 늙음이 멎는 도리지.

松氣四時三夏少[송기사시삼하소] : 사 계절 소나무 기운이 여름 석달 줄여주고

溪聲一日十年長[계성일일십년장] : 하루의 시냇물 소리에 십 년이 뛰어나구나.

幽禽不解逢人語[유금불해봉인어] : 그윽한 새 사람 소리 만나도 깨닫지 못하고

雜草皆含禮佛香[잡초개함예불향] : 잡초는 모두 예불의 향기를 머금었구나.

寄在郞潛爲凈福[기재랑잠위정복] : 숨겨진 벼슬에 맡겨 있으니 복이 차게 되고

異時玆境莫相忘[이시자경막상망] : 이 자리는 다른 때에라도 서로 잊지 말게나.

 

貞陵[정릉] :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조선 태조의 계비 신덕 왕후의 능.

齋舍[재사] : 정릉의 제사나 기타 관리를 위해 지은 집.

寢郞[침랑] : 廟[종묘], 陵[능], 園[원]令[영]奉[참봉].

申錫寬[신석관,1807- ] : 자 敎伯[교백], 31세에 과거 합격.

 

東樊集卷三[동번집3권]  詩[시]

李晩用[이만용,1792-1863] : 자는 汝成[여성]. 호는 東樊)[동번]

   벼슬은 병조 참지에 이르렀고, 後四家[후사가]의 한 사람,

   시문을 잘 지었다

 

東樊[동번] 李晩用[이만용]이 50세 무렵에 씀.

정릉에서 근무하는 친구 신석관을 찾아가니

그는 남보다 뒤처진 능참봉 신세를 하소연했다.

그런 소리 말게.

출세한 이들이 번잡한 도회지에서 시달릴 때

이렇게 경치 좋은 데서 한가롭게 지내잖나.

사시사철 풍겨오는 솔향기는 무더위도 물리치고,

하루라도 계곡 물소리 들으면 수명이 십 년은 연장되겠네.

남들은 수명을 줄일 때 자네는 수명을 늘리는군.

이런 외딴곳에 근무하다니 실은 淸福[청복]을 누리는 걸세.

훗날 출세하더라도 이곳에 머물렀던 것을 잊지 말게나.

한직에 머물러 있는 것 그게 도리어 인생의 행복일 수 있네.

'한시 가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杖策[장책]  (2) 2024.06.30
咏秋月[영추월]  (0) 2024.06.25
玉臺體[옥대체]  (0) 2024.06.14
又拈[우점]  (2) 2024.06.10
懷南海叟[회남해수] 紀溟[기명] 兄弟[형제]  (0)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