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유, 한유

謁衡嶽廟[알형악묘] 遂宿嶽寺題門樓[수숙악사제문루]

돌지둥[宋錫周] 2022. 5. 2. 11:12

謁衡嶽廟[알형악묘] 遂宿嶽寺題門樓[수숙악사제문루]

韓愈[한유]

형악묘를 참배하고 비로소 형악의 절에 묵으며 문루에 쓰다.

 

五嶽祭秩皆三公[오악제질개삼공] : 다섯 큰 산의 제사 순서는 모두 삼공과 같으며

四方環鎭嵩當中[사방환진숭당중] : 사방을 고리지어 누르며 숭산이 중앙을 지키네.

火維地荒足妖怪[화유지황주요괴] : 화유(남방) 땅은 거칠고 요망한 마귀들 머무르니

天假神柄專其雄[천가신병전기웅] : 하늘이 빌려준 신의 권세로 그 웅장함 다스리네.

 

噴云泄霧藏半腹[분운애무장반복] : 불어온 구름 흩어진 안개가 가운데 절반을 감추고

雖有絶頂誰能窮[수유절정수능궁] : 비록 꼭대기 있다 하나 누가 능히 그에 달하리오.

我來正逢秋雨節[아래정봉추우절] : 내가 오니 때마침 가을 비 오는 계절을 만났으니

陰氣晦昧無淸風[음기회매무청풍] : 음침한 기운 희미하게 어둡고 맑은 바람 없구나.

 

潛心黙禱若有應[잠심묵도약유응] : 마음 가라앉혀 묵묵히 기도하니 화답하는 것 같아

豈非正直能感通[기비정직능감통] : 어찌 정직하게 능히 감응하여 통하지 않으리오.

須臾靜掃衆峰出[수유정소중봉출] : 잠깐 사이 깨끗이 쓴 듯이 많은 봉우리 나타나며

仰見突兀撑靑空[앙견돌올탱청공] : 우러러 보니 높이 우뚝 푸른 하늘이 버티고 있네.

 

紫蓋連延接天柱[자개련연접천주] : 자개봉은 연이어 길게 뻗어 천주봉에 접해 있고

石廩騰擲堆祝融[석름등척퇴축융] : 석름봉을 나는 듯이 뛰어 오르니 축융봉 쌓여있네.

森然魄動下馬拜[삼연백동하마배] : 엄숙한 모습에 넋이 흔들려 말에서 내려 절하고

松柏一逕趨靈宮[송백일경추령궁] : 소나무 잣나무 잠시 지나 아름다운 집을 취했네.

 

粉牆丹柱動光彩[분장단주동광채] : 단장한 담장과 붉은 기둥 아름다운 빛이 움직이고 

鬼物圖畫塡靑紅[귀물도화진청홍] : 괴이한 물건과 그림을 그려 붉고 푸른빛 가득하네.

升階傴僂荐脯酒[승계구루천포주] : 계단에 올라가 몸을 구부려 술과 육포를 올리며

欲以菲薄明其衷[욕이비박명기충] : 변변치 못한 것을 써 마땅히 정성을 밝히려 하였네.

 

廟內老人識神意[묘내로인식신의] : 사당 안의 나이 많은 사람이 신령의 뜻을 아시는지

睢盱偵伺能鞠躬[휴우정사능국궁] : 눈 부릅뜨고 살펴 엿보고는 능히 몸을 굽히는구나.

手持孟珓導我擲[수지맹교도아척] : 손에 가진 큰 산통을 나를 이끌어 던지게 하고는

云此最吉餘難同[운차최길여난동] : 지금 가장 길하여 공경이 함께함만 남았다 이르네.

 

竄逐蠻荒幸不死[찬축만황행불사] : 남쪽 오랑캐 땅에 쫓겨 왔으나 죽지 않아 다행이고

衣食纔足甘長終[의식재족감장종] : 옷과 음식 겨우 넉넉하니 항상 만족하여 마치리라.
侯王將相望久絶[후왕장상망구절] : 한 나라 옹이나 장수와 재상 엿보다 끊긴지 오래고
神縱欲福難爲功[신종욕복난위공] : 산신이 설령 복을 주려해도 공을 이루기 어렵구나.

 

夜投佛寺上高閣[야투불사상고각] : 밤에는 부처의 절에 의탁하여 높은 층집에 오르니
星月掩映雲朣朦[성월엄영운동몽] : 별과 달을 가리어 막은 구름에 어슴푸레 달이 뜨네. 
猿鳴鐘動不知曙[원명종동부지서] : 원숭이 울고 종소리 욺기니 새벽인걸 알지 못하고
杲杲寒日生於東[고고한일생어동] : 밝고 높이 차가운 해가 동쪽에 의지하여 나오는구나.

 

衡嶽[형악] : 衡山[형산]을 말하며 南嶽[남악]이라 함.

  衡嶽廟[형악묘]는 지금 湖南省[호남성] 衡山縣[형산현] 서쪽 30리에 있다.

火維[화유] : 南方[남방]. 남방은 火[화]에 속함, 형산을 달리 이르는 말.

須臾[수유] : 暫時[잠시], 잠시간의 준말, 오래지 않아.

紫蓋[자개] : 紫蓋祝融[자개축융], 모두 산봉우리 이름, 형산의 72봉 중 가장 높은 봉우리라 함.

連延[연연] : 잇대어 길께 뻗음.

天柱[천주] : 天柱祝融[천주축융], 모두 중국 남방에 있는 衡山[형산]의 높은 봉우리.

石廩[석름] : 衡山[형산]에 있는 한 봉우리, 봉우리의 모양이 倉廩[창름]과 같이 생겼다 함.

森然[삼연] : 나무나 숲이 우거진 모양, 엄숙한 모양, 삼엄한 모양, 무시무시한 모양.

菲薄[비박] : 얼마 되지 않아 변변하지 못함.

鞠躬[국궁] : 존경하는 마음으로 윗 사람이나 영정 앞에 몸을 굽힘.

孟珓[맹교] : 杯珓[배교]로 기록된 시도 있다.

竄逐[찬축] : 먼 곳으로 귀양보내 쫓음.

蠻荒[만황] : 먼 남쪽의 오랑캐.

侯王[후왕] : 한 나라의 왕, 조그만 나라의 왕.

將相[장상] : 장수와 재상.

掩映[엄영] : 막아 가리거나 그늘지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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