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德懋[이덕무]

苦雨被酒戱書[고우피주희서]

돌지둥[宋錫周] 2025. 3. 29. 01:01

苦雨被酒戱書[고우피주희서]  李德懋[이덕무]

궂은 비에 술에 의지해 희롱하며 쓰다.

 

地濃天漏坐逾旬[지농천루좌유순] : 땅은 짙고 하늘은 새어 열흘 넘게 앉았으니
圍屋幽脩雨脚臻[위옥유소우각진] : 에워 싼 지붕 깊고 멀리 비를 밟고서 모였네.
負氣自疑天下士[부기자의천하사] : 지기 싫은 기백 진실로 천하의 선비 같은데 
仄身還是海東民[측신환시해동민] : 몸 기울여 돌이키니 무릇 해동의 백성이구나.
詩腸大抵秋聲正[시장대저추성정] : 시인의 마음은 대체로 가을 소리에 순수하고
道味伊來夜氣眞[도미이래야기진] : 도덕의 참뜻 또한 밤의 기처럼 참되게 오네.
逢著無難交契好[봉저무난교계호] : 만남 이루기 어렵지 않고 사귄 정분 좋으니
書中往往會心人[서중왕왕회심인] : 글 가운데로 이따금 사람들 마음 모이는구나.

 

負氣[부기] : 자기의 기력을 밑고 남에게 지기 싫어함.

來夜[야기] : 새벽의 淸淨[청정]한 마음,

  孟子[맹자] 告子上[고자상]에

   "桎梏[질곡]하기를 반복하면 야기가 족히 보존되지 못한다."

   질곡은 사람의 양심의 싹을 구속하고 그 발육생장을 못하게 하는 일.

   일체의 바깥 사물이 잠든 깊은 밤중이나 새벽의

   전혀 잡념이 없는 순수한 맘가짐을 맹자가 한 말.

 

靑莊館全書卷之十[청장관전서9권]

雅亭遺稿二[아정유고2]○詩二[시2]

李德懋[이덕무,1741-1793] :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靑莊館[청장관]·

  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