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

臨河歎[임하탄]

돌지둥[宋錫周] 2023. 8. 10. 13:57

臨河歎[임하탄]  丁卯[정묘,1567 32세]

栗谷 李珥[율곡 이이]

황하에 임하여 읊다.

 

行行復行行[행행부행행] : 가고 행하며 거듭하여 가고 가서

曰至河水潯[왕지하수심] : 이에 하수의 물가에 이르렀구나. 

河水去洋洋[하수거양양] : 하수는 망망하여 돌보지 않으니

黑波千丈深[흑파천장심] : 검은 물결은 천 길이나 깊구나.

欲濟舟楫闕[욕제주즙궐] : 건너려 하나 배의 노 이지러지고

斜陽空俯臨[사양공부림] : 지는 해에 부질없이 누워 임하네.

吾道竟何之[오도경하지] : 나의 도는 마침내 어디로 가는가

天意杳難尋[천의묘난심] : 하늘의 뜻 아득하여 찾기 어렵네.

麟鳳不擇所[인봉불택소] : 기린과 봉황 처소 정하지 않으니

何殊凡獸禽[하수범수금] : 무릇 새와 집승과 무엇이 다를까.

得失命也夫[득실명야부] : 얻음과 잃음 사내의 운명이리니

歸歟誰我禁[귀여수아금] : 돌아가려니 누가 나를 억제할까.

美哉彼河水[미재피하수] : 아름답구나 저 하수의 강물이여

實獲仲尼心 [실획중니심] : 진실로 공자의 마음을 얻었구나.

 

이이가 千秋使[천추사] 書狀官[서장관]으로 연경에 갔을 때

황하를 지나 孔廟[공묘]를 뵙고 싶어 일부러 먼 길을 재촉하여

하수까지 갔다 온 것으로 보이는 시 

 

孔子[공자]가 趙簡子[조간자]를 만나보기 위하여 河水[하수]까지 당도하였다가

道[도]가 행하여지지 못할 것을 짐작하고 물을 보며 개탄한 고사를 가지고 詩題[시제]로 함.

(율곡전서에서 고사를 시제로 하였다고 각주 되어 있으나

이이가 실제로 하수까지 갔는지에 대하여는 말이 없는데 간 것은 아닐까?

이이가 의도적으로 황하를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栗谷先生全書卷之一[율곡선생전서1권] 詩[시] 上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栗谷 李珥 (1536-1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