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韻[차운]山雪中讀書[산설중독서]簡寄玄溪[간기현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산설중독서'의 운을 차하여 현계에게 편지로 부치다.
讀書宰相嗟難得[독서재상차난득] : 글을 읽는 재상을 얻기가 어려워 탄식하니
宰相讀書須用力[재상독서수용력] : 재상은 글을 읽어야 모름지기 힘을 쓴다네.
此事難謀從政年[차사난모종정년] : 이 일은 정사 보는 세월에 꾀하기 어려우니
百務悤悤推眼前[백무총총퇴안전] : 온갖 업무가 바쁘고 바쁘게 눈 앞을 민다네.
堂皇骨醉如中酒[황당골취여중주] : 엄숙한 관청에 술 속에 곤드레 취한 것 같고
生來無暇何用壽[생래무가하용수] : 살아온 이래 틈이 없는데 어찌 수명 다스릴까.
蒙經不恥談解頤[몽경불치담해이] : 글 어둡고도 부끄럼 없이 입 벌리고 농담하며
常有鞍馬爭門柳[상유안마쟁문류] : 항상 말 안장 다투는 문 앞의 버들은 넉넉하네.
龍門峩峩雪滿顚[용문아아설만전] : 높고 높은 용문산은 꼭대기에 눈이 가득하고
谷藤澗樹暗纏綿[곡등간수암전면] : 골짜기 등나무 산골 나무에 칭칭 얽혀 어둡네.
此間讀書烏可已[차간독서오가이] : 요즈음 책을 읽는 것을 어찌 가히 그만두는가
一句缺[일구결] : 한 구절이 빠졌다.
愧我亦坐子陽井[괴아역좌자양정] : 나도 또한 자양의 우물에 앉은 것이 부끄럽고
學海涵泓浩千頃[학해함홍활천경] : 학문의 세계는 너그럽게 깊어 천 이랑 넓구나.
不須勞問袁安被[불수로문원안피] : 모름지기 원안이 베풀어 줌을 위문할 게 아니요
且可好索陳家餠[차가호색진가병] : 우선 가히 진가의 떡을 찾는 것이 아름다우리라.
山雪中讀書[산설중독서] : 눈 내리는 산 속에서 독서하다.
玄溪[현계] : 呂東植[여동식, 1774~1829)의 호, 자는 友濂[우렴].
楊根[양근]에 거주.
堂皇[황당] : 관리가 공무를 보는 사방이 툭 트인 廳堂[청당].
骨醉[골취] : 곤드레 만드레 취하다.
解頤[해이] : 턱을 푼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음을 이르는 말.
子陽[자양] : 公孫述[공손술]의 자, 白帝城을 건설한 사람,
名將[명장] 馬援[마원]은 공손술과 동향 사람인데,
마원이 처음 隗囂[외효] 밑에 있으면서 그의 명에 따라
당시 蜀[촉]에서 稱帝[칭제]하고 있던 공손술에게 사신으로 갔다.
공손술은 마원을 친구로 대하지 않고 신하로 대하며
자신의 휘하에 머물게 하려고 하니, 마원이 공손술을 평하기를
"子陽[자양] 井底蛙耳[정저와이]而妄自尊大[이맹자존대]
不如專意東方[불여전의동방의] : 자양은 우물안 개구리일 뿐이니,
망령되이 스스로를 존대합니다!
그러니 동방에 전념하는 것만 못합니다." 하였다.
學海[학해] : 학문의 바다, 학문의 세계.
袁安[원안] : 漢[한] 나라 때 賢士[현사].
원안이 사는 낙양에 큰 눈이 내려
한 자 가량이나 쌓였다. 洛陽 令[낙양 영]이 나가 시찰해 보니,
다른 사람들의 집에서는 모두 눈을 쓸고 나와서
먹을 것을 구하러 돌아다니는데,
원안이 사는 집에는 그런 기척이 없었다.
이에 원안이 죽은 줄 알고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원안이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낙양 영이 어찌 먹을 것을 구하지 않는나 물으니
원안은 "큰 눈이 와서 사람들 모두
굶주려 먹을것을 구하러 다니는데
다른 사람에게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라고 하였다.
낙양 영은 원안을 孝廉[효렴]으로 삼았다.
후한서 45권 원안전.
陳家餠[진가병] : 唐[당] 나라 때 陳敬瑄[진경선,?-893]. 蜀[촉] 땅 사람.
四川藩鎭[사천번진]의 장수로 있던 환관 田令孜[전영자]의 형.
전영자가 득세한 이후 처음에는 좌금오위대장군에 이르렀으며,
廣明[광명] 원년(880)에 검남서천절도사가 되어 서천의 반란을 평정.
이후 穎川郡王[영천군왕]에 봉해졌다.
출신이 미천하여 떡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다.
여기서는 정약용의 가난한 집에서 만든 떡을 먹으러 오라는 말.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1762-1836] : 자는 美庸[미용], 호는 俟菴[사암], 籜翁[탁옹], 苔叟[태수],
紫霞道人[자하도인], 鐵馬山人[철마산인], 茶山[다산], 당호는 與猶堂[여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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