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次人[차인] 4-1

돌지둥[宋錫周] 2024. 11. 28. 11:37

次人[차인] 4-1  星湖 李瀷[성호 이익]

남을 차하여

 

打乖家計說從初[타괴가계설종초] : 세상과 어긋난 가계는 처음 부터 말했으니
三十年中一奠居[삼십년중일존거] : 삼십 년 가운데 한번 머물러 살 곳을 정했지.
身帶老猶難捨癖[신대로유난사벽] : 몸엔 항상 가히 버리기 어려운 버릇 두르고
眼留生未得看書[안류생미득간서] : 눈은 태어나서 아직 보지 못한 글에 머무네.
禾疇候月衣全濕[화주후월의전습] : 벼논 이랑서 달을 기다리니 온통 옷이 젖고
松逕哦詩鬢欲疏[송경아시빈욕소] : 솔숲 지나며 시 읊으니 머리털 풀리려 하네.

袞袞風塵山外事[곤곤풍진산외사] : 끝 없는 세상 어지러운 일 산 밖의 일이지만
故人京洛斷雙魚[고인경락단쌍어] : 서울의 오래 사귀던 친구는 쌍 잉어 끊어졌네.

 

打乖[타괴] : 이치에 어긋나게 행하다, 임기응변, 교묘한 솜씨를 쓰다.

    송나라 邵雍[소옹]이 安樂窩中好打乖吟[안락와중호타괴음]이란 시를 지어

   자신이 세상과 어긋나는 삶을 살면서 유유자적한다는 뜻을 말하였다.

   이에 대해 明道[명도] 程顥[정호]의 和堯夫打乖吟[화요부타괴음]에서는

   소옹의 타괴가 和光同塵[화강동진]하여 安貧樂道[안빈낙도]의 삶을 사는 것임을 말하였다.

   여기서는 성호 자신이 당초부터 세상 사람들의 취향과 어긋나게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살기로 작정했음을 말한다.

袞袞[곤곤] : 끝이 없는, 많은 수두룩한, 권세가 대단한 모양.

風塵[풍진] : 세상에 일어나는 어지러운 일이나 시련.

雙魚[쌍어] : 雙鯉魚[쌍리어], 書信[서신]. 작자 미상의 樂府上[악부상]에

   客從遠方來 [객종원방래] : 길손이 먼 곳에서 와서,

   遺我雙鯉魚[견아쌍리어] : 내게 한 쌍의 잉어를 주었지.

   呼童烹鯉魚[호동팽리어] : 아이 불러 잉어를 삶게 했더니,

   中有尺素書[중유척소서] : 뱃속에 편지가 들어 있었네.하였다.

   古文眞寶前集 卷3[고문진보전집 3권].

 

星湖先生全集卷之二[성호선생전집2권]  詩[시]

李瀷[이익, 1681-1763] : 자는 子新[자신], 호는 星湖[성호]

  조선 후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실학자.

  남인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의 유배지에서 태어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학문에만 주력했으며,

  그의 사상은 정약용을 비롯한 후대 실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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