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摘栗[적률]

돌지둥[宋錫周] 2024. 10. 16. 22:05

摘栗[적률]  申光洙[신광수]

밤을 따며.

 

八月霜欲降[팔월상욕강] : 8월이라 서리가 내리려 하는데

園栗初坼房[원률초탁방] : 동산의 밤 송이가 비로소 터지네.

昨日半靑者[작일반청자] : 어제는 반쯤 푸르르던 것들이

今日已全黃[금일이전황] : 오늘은 이미 온전하게 누렇구나.

山風一微過[산풍일미과] : 산 바람이 잠시 몰래 지나가기에

動手拾盈筐[동수습영광] : 손을 움직여 광주리 가득 주웠네.

課奴上樹摘[과노상수적] : 공부하던 놈이 나무 올라가 따려

揮霍飛竿長[휘곽비간장] : 긴 장대를 빠르게 높이 휘두르니

雨落空中實[우락공중실] : 열매가 공중에 비 오듯 떨어지고

磊磊遍地光[뇌뢰편지광] : 돌 무더기와 땅에 두루퍼져 빛나네.

厓滑自易流[애활자이류] : 미끄러운 언덕 스스로 쉬이 내치고

草深或善藏[초심혹선장] : 깊은 잡초는 혹 어질게 숨겨주네.

小大當異用[소대당리용] : 작고 큰 것은 마땅히 쓰임 다르니

鳩聚又各囊[구취우각낭] : 다시 각각 주머니에 따로 모았네.

下以供餖飣[하이공두정] : 뒤떨어진 것 들은 안주로 베풀고

上以助烝嘗[상이조증상] : 높은 등급은 제사 음식으로 기리네.

一一飭僮僕[일일칙동복] : 하나 하나 사내 종들에게 훈계하나

辛勤收未央[신근수미앙] : 괴로이 힘써도 넓어 거두지 못하네.

小兒先後來[소아선후래] : 어린 아이들이 앞과 뒤로 돌아와

稍稍集樹傍[초초집수방] : 점점 이미 나무 가까이 모여드네.

始猶嚴訶禁[시유엄가금] : 먼저 가히 엄하게 꾸짖어 누르다

漸覺踈隄防[점각소제방] : 점점 막은 둑이 트인걸 깨달았네.

趑趄乍犯邊[자저사범변] : 머뭇대다 잠시 모퉁이 침범하여

狼藉倐入塲[낭자숙입장] : 여기저기로 갑자기 마당에 드네.

赤身冒荊棘[적신모형극] : 벌거벗은 몸이 까시를 무릅쓰고

跣足走殼芒[선족주각망] : 맨 발로 까시 껍질을 달려가네.

遂復不畏嗔[수부불외진] : 마침내 거듭 성내도 두려워 않고

對面恣搶攘[대면자창양] : 마주 보고 혼란하게 갈마들기에

主人笞擊地[주인태격지] : 주인이라 땅을 치며 매질하면서

作勢驅踉蹡[작세구량장] : 몸짓하며 내쫓으니 천천히 달리네.

黠者走旋來[힐자주선래] : 약은 놈들 달아났다 돌아서 오고

隨例聚成行[수례취성항] : 전례 따르 듯 줄을 이루어 모이네.

如彼蜂起盜[여피봉기도] : 저처럼 벌같이 일어나 훔쳐가니

東西禦不遑[동서어불황] : 동쪽과 서쪽 막을 겨를이 없구나.

居然作一笑[거연작일소] : 슬그머니 한 번 웃음을 짓고는

任汝分不妨[임여분불방] : 맡겨두고 방해 않고 베풀어주네

邃古食實時[수고식실시] : 아득한 옛날 열매를 먹을 때에는

爾我物何常[이하물하상] : 너와 나 어찌 일정하게 견주었나.

其人無所爭[기인무소쟁] : 마땅히 사람들 다투는 바 없으니

山果恣充糧[산과자충량] : 산 과일 마음대로 먹이로 채웠네.

淳俗日以下[순곡일이하] : 순박한 풍속 날마다 적고 모자라

園林亦有彊[원림역유강] : 정원과 숲 또 억지로 독차지하네.

棗梨及柿桃[조리급시도] : 대추와 배에 감과 복숭아도 함께

聲色向人强[성색향인강] : 목소리 얼굴빛 사람 향해 굳셌네. 

念此自騂顔[염차자성안] : 지금 생각하니 절로 얼굴 붉어져

不欲苦較量[불욕고교량] : 괴롭게 견주어 헤아릴 수 없구나.

逡巡舍栗去[준순사률거] : 멈칫 물러나 밤을 버리고 가려니

羣兒蹈舞狂[군아도무광] : 아이들 미친 듯 춤추며 달려드네.

 

鳩聚[구취] : 어떤것을 구하여 일정한 곳에 모음.

餖飣[두정] : 안주나 과일을 포개 놓은 것.

烝嘗[증상] : 겨울 조상 제사인 烝祭[증제]와 가을 제사인 嘗祭[상제].

辛勤[신근] : 고된일을 맡아 부지런히 일함, 고된 근무.

趑趄[자저] : 선뜻 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임.

狼藉[낭자] :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움.

搶攘[창양] : 몹시 혼란하고 소란스러움.

邃古[수고] : 아득히 먼 옛날.

較量[교량] : 견주어 헤아림.

逡巡[준순] :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멈칫 멈칫 물러남,

     어떤 일을 단행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함.

 

石北先生文集卷之三[석북선생문집3권]/ 詩[시]

申光洙[신광수,1712-1775] : 자는 聖淵[성연],

   호는 石北[석북]·五嶽山人[오악산인], 

   과시의 모범이 된 關山戎馬[관산융마]를 지었다.

   궁핍과 빈곤 속에서 전국을 유람하며

    민중의 애환과 풍속을 시로 절실하게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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