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推敲[퇴고]의 유래

돌지둥[宋錫周] 2019. 8. 3. 14:36

推敲[퇴고]의 유래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 :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네.


이 시는 唐[당]나라 시인 賈島[가도 : 779-843]敍景詩[서경시]인데

시의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은 원래 "僧推月下門[승퇴월하문]"이었는데,

즉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는 스님]이 아니라 [달빛 아래 문을 밀치고 있는 스님]이었다.

가도는 처음에 僧推月下門[승퇴월하문]이라 써놓고 아무리 읊어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아

 "문 밀칠 推[퇴]" 대신에 "문 두드릴 鼓[고]"로 바꾸어 보았지요. 

하여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이라 읊어보니 좋기는 한데  [僧推月下門 승퇴월하문]이 더 좋은 듯 하였으니.

 

賈島[가도]는 "推[퇴]"로 할까? "敲[고]"로 할까?  망설이던 중

어느 날 노새를 타고 거리에 나가면서 노새 위에 앉아서도 '"퇴"로 할까? "고"로 할까?'

열중 하다가 부윤의 행차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만 부딪치고 말았지요.

가도는 불경죄로 府尹[부윤] 앞에 끌려가 자기가 시를 짓다가

"퇴"로 할까? "고"로 할까?' 하는 문제에 몰두하다가 그만 불경죄를 저지르게 되었노라 사죄하였다.

 

부윤이 가도의 사정 이야기를 다 듣더니 파안대소하고 잠시 생각한 후에

"이보게, 그건 문 밀칠 推[퇴]보다 문 두드릴 敲[고]가 더 나은 것 같소"라고 하였다.

이 부윤은 다름 아닌 당대의 문장가로 이름 높은 韓愈[한유 : 768-824], 退之[퇴지]였다.

이 사건으로 한유와 가도는 그 자리에서부터 文友[문우]가 되었고,


가도가 僧推月下門[승퇴월하문]을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으로 고친 것은 물론이요,

이후로 후인들이 문장을 고치는 것을 "推敲[퇴고]"라고 일컫게 되었다. 唐詩紀事[당시기사] 故事)[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