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懷[감회] 三首[3수]-1 權韠[권필]
느끼는 회포
今日忽不樂[금일홀불락] : 오늘은 갑자기 즐겁지가 않아
杖策登北林[장책등북림] : 지팡이 짚고 북쪽 숲에 올랐네.
雪消遠山淨[설소원산정] : 눈 사라진 맑은 산은 심오하고
日落浮雲陰[일락부운음] : 해가 지니 어두운 구름 떠가네.
蕭蕭叢薄間[소소총박간] : 척박한 숲 사이는 쓸슬한데
磔磔喧衆禽[책책훤중금] : 짹짹이는 새들 무리 시끄럽네.
衆禽各有侶[중금각유려] : 새들 무리 제각기 짝이 있건만
客子方獨吟[객자방독음] : 나그네는 바야흐로 홀로 읊네.
美人在天端[미인재천단] : 아름다운 사람 하늘 끝에 있으니
悵望傷我心[창망상아심] : 시름없이 보니 내 마음 아파네.
巾車欲有往[건거욕유왕] : 덮힌 수레로 넉넉히 가려하나
道路多嶇嶔[도로다구금] : 도로가 높고 가파른 곳 많구나.
朅來理舟楫[갈래리주집] : 오가며 배와 노 다스리하지만
滄海闊且深[창해활차심] : 푸른 바다는 넓고 또한 깊구나.
坐看高飛鴻[좌간고비홍] : 앉아서 높이 나는 기러기 보며
涕下沾衣襟[체하점의금] : 떨어진 눈물 옷과 옷깃 적시네.
夜歸寒檐臥[야귀한첨와] : 밤에 돌아와 찬 벽돌에 누워서
夢行湘水潯[몽행상수심] : 꿈속에 상수의 물가를 갔었지.
臨水弔楚魂[임수조초혼] : 강물 임해 초나라 넋 조상하니
碧水空沈沈[벽수공침침] : 푸른 강물 헛되이 맑고 깊구나.
回首叫虞舜[회수규우순] : 머리 돌려 우순을 부르짖으니
但見雲外岑[단견운외잠] : 다만 구름 밖 봉우리만 보이네.
古有遠別離[고유원별리] : 예로부터 먼 이별이 있었으니
此恨寧獨今[차한년독음] : 이런 한이 어찌 지금뿐이리오.
去去勿復念[거거물부념] : 가고 가서 다시는 생각지 말고
芳樽聊自斟[방준료자짐] : 맛 좋은 술 스스로 부어 마시자.
巾車[건거] : 베나 緋緞[비단]으로 막을 쳐서 꾸민 수레.
陶潛[도잡]의 歸去來辭[귀거래사]에
或命巾車[혹명건거] 혹은 건거를 준비하라 명하고,
或棹孤舟[혹도고주] 혹은 외로운 배를 노질한다. 를 인용.
楚魂[초혼] : 湘水[상수]에 빠져 자결한 屈原[굴원]의 넋.
虞舜[우순] : 성은 虞[우], 有虞[유우]. 이름은 重華[중화].
舜[순] 임금, 요의 뒤를 이어 천하를 잘 다스려 태평 시대를 이룸.
남쪽 지방을 순행하다가 蒼梧山[창오산]에서 별세.
이에 순 임금의 妃[비] 娥皇[아황]과 女英[여영]이 창오산으로 가다
湘水[상수]에 막혀 가지 못하고 강가에서 울다가 죽었다 한다.
述異記[술이기].
石洲集卷之一[석주집1권] 五言古詩[칠언고시]
權韠[권필, 1569-1612] : 자는 汝章[여장], 호는 石洲[석주]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여
벼슬하지 않은 채 야인으로 일생을 마쳤다.
시재가 뛰어나 자기성찰을 통한 울분과 갈등을 토로하고,
잘못된 사회상을 비판 풍자하는 데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