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月輪[동월륜] 星湖 李瀷[성호 이익]
둥근달과 한가지라네.
義慈王二十年[의자왕이십년]有一鬼入宮中[유일귀입궁중]
의자왕 20년(660)에 귀신 하나가 궁중에 들어와
大呼百濟亡百濟亡[대호백제망백제망]
卽入地[즉입지]
크게 소리치기를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
하고는 즉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使人掘地深三尺許[사인굴지심삼척허]有一龜[유일귀]
사람을 시켜 땅을 파게 하여 깊이 3척 남짓 들어가니,
거북이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背有文曰百濟同月輪[배유문왈백제동월륜]新羅如月新[신라여월신]
그 등에 “백제는 보름달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라고 있었다.
王問之[왕문지]巫者曰同月輪者滿也[무자왈동월륜자만야]
滿則虧[만즉휴]
왕이 물으니, 巫者[무자]가 답하기를 "보름달과 같다는 것은 찼다는 말인데,
차면 이지러집니다.
如月新者未滿也[여월신자미만야]未滿則漸盈[미만즉점영]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아직 차지 않았다는 말이니,
차지 않았으면 차츰 채워집니다." 하니,
王怒殺之[왕노살지] : 왕이 노하여 그를 죽였다.
或曰同月輪者盛也[혹왈동월륜자성야]如月新者微也[여신월자미야]
혹자가 말하기를 "보름달과 같다는 것은 성대함이고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미약함입니다.
意者國家盛而新羅寢微者乎[의자국가성이신라침미자호]王喜[왕희]
대저 우리나라가 성대해지고 신라가 차츰 미약해진다는 말인 듯합니다."하니,
왕이 기뻐하였다.
君不見[군불견] : 그대 보길 못했구나
靈蓍百莖光燁燁[영시백경광엽엽] : 신령한 톱풀 백 줄기가 빛이 번쩍 빛나고
下有神龜逆知來[하유신귀역지래] : 아래 있는 신령한 거북은 미래 미리 알았네.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못 보았나
金精十五輪正滿[금정십오륜정만] : 금빛 정성이 보름이면 바르고 둥글게 차고
物極將虧生魄哉[물극장휴생백제] : 만물이 다하면 장차 열 엿새에 이지러지네.
分明羅濟興亡字[분명라제흥망자] : 신라와 백제 흥하고 망함 글자가 분명한데
癡人錯解祥非灾[치인착해상비재] : 못난 사람 재앙이 아닌 상서라 꾸며 풀었네.
祥非灾憂作喜[상비재우주희] : 상서 아닌 재앙을 두려워하며 기쁘게 만들었으니
白馬津頭落花催[백마진두락화최] : 백마 나루 꼭대기에 떨어지는 꽃 재촉했구나.
靈蓍[영시] : 신령한 시초, 蓍草[시초]와 거북 껍질은 중국 고대에
점을 치던 물건인데, 여기서는 등에 글자가 새겨진 거북이가 나온 것을 비유.
生魄[생백] : 음력으로 매달 열엿샛날 또는 그날의 달을 이르는 말.
星湖先生全集卷之七[성호선생전집7권] 海東樂府[해동악부]
李瀷[이익, 1681-1763] : 자는 子新[자신], 호는 星湖[성호]
조선 후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실학자.
남인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의 유배지에서 태어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학문에만 주력했으며,
그의 사상은 정약용을 비롯한 후대 실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海東樂府[해동악부] : 樂府[악부]는 漢[한]나라 때에
각 지역의 음악을 채집하여 정리하는 관서 명칭이었는데,
나중에는 채집된 음악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시대가 흐르면서 樂曲[악고]은 분리되고 歌詞[가사]만 남아
詩[시]의 형태로 변화하였다. 海東[해동]은 우리나라니,
해동악부는 우리나라의 역사나 문물을 소재로 사용한 악부.
특히 성호의 해동악부와 같이 역사 사실을 소재로 사용한 악부를
詠史樂府[영사악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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