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偶讀宋潛溪靜室詩[우독송잠계정실시]

돌지둥[宋錫周] 2022. 9. 6. 14:22

偶讀宋潛溪靜室詩[우독송잠계정실시]

次韻[차운]示兒子寯[시아자준], 閔生應祺[민생응기]

退溪 李滉[퇴계이황]

 우연히 송잠계의 정실시를 읽다가

운을 차하여 아들 준과 민씨 응기에게 보이다. 2首

 

1

林扉面山開[임비면산개] : 숲의 사립문은 산을 등지고 열려있고

揷籬村蹊隔[삽리촌혜격] : 꽃힌 울타리가 마을 좁은길을 가렸네.

室中靜圖書[실중정도서] : 방 가운데에는 서류와 그림 고요하고

門前閒杖屐[문전한장극] : 문 앞에는 지팡이와 나막신 한가하네.

雨餘暑氣淸[우여서기청] : 비내린 나머지 더운 기운은 한랭하고

溪邊人事寂[계변인사적] : 시냇가 주변엔 일하는 사람 조용하네.

時時挾冊來[시시협책래] : 때맞추어 엿보아 책을 끼고서 돌아와

汝輩留行迹[여배류행적] : 너희 무리가 다니던 자취에 머무르네.

 

원시 

靜室[정실]    宋濂[송렴]

고요한 방.

 

靜室似僧廬[정실사승려] : 고요한 방은 승려가 사는 암자와 같아 

絶與黃塵隔[절여황진격] : 막혔던 속세의 티끌 함께 끊어졌구나.

引雀喜留黍[인작희류첨] : 다투던  참새 기장에 머물며 기뻐하고

惜苔懶穿屐[석태라천극] : 이끼를 아끼려 나막신 신고 누워있네.

有時倚幽軒[유시의유헌] : 제 때가 있어 그윽한 난간에 의지하니

情境一何寂[정경일하적] : 정취와 경계 잠시 한결같이 고요하네.

知有巖花飛[지유암화비] : 많은 바위에 꽃이 날아가는것 알지만

隨風亦無迹[수풍역무적] : 바람을 따르니 또한 자취 없어졌구나.

 

潛溪[잠계] : 宋濂[송렴,1310-1381]의 호, 자는 景濂[경렴].

     金華[금화] 潛溪[잠계] 사람. 명나라 초기에 劉基[유기]와 더불어

     태조[주원장]의 건국기초를 다지는데 혁혁한 공훈을 이룩한 문인 참모,

     유기는 시, 송렴은 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함.

     元史[원사]와 洪武正韻[홍무정운] 같은 책의 편수를 주관하기도 하였다.

     황제의 최측근자로 궁중 안에서 매우 가까이서 모시고 지내면서도

     한 번도 남의 허물을 황제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한다.

     벼슬은 황제의 고문 격인 학사, 황제의 명령,

     문서 초안자인 知制誥[지제고]에까지 이르렀다.

     후에 장손인 宋愼[송신]이 당시 재상으로 있다가

     반역 음모를 도모한 胡惟庸[호우용]의 일에 연루되어,

     그도 죽을 번 하였는데, 황후와 태자가 구출하여,

     일가가 촉 땅인 茂州[무주]로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송렴은 양자강을 따라서 촉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夔州[기주]에서 죽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신원되어 文憲[문헌]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明史[명사]128권에 전기가 실려 있다.

     문집으로는 ≪宋學士集[송학사집]≫이 전한다.

寯[준] : (1523-1571), 자는 廷秀[정수]이며 퇴계의 맏아들.

     음직으로 봉화현감, 안의현감 등을 지냄.

     퇴계 선생이 그에게 보낸 지금까지 내용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편지가

     530 여 통쯤 전하고 있는데,

     대부분 집안 살림살이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閔應祺[민응기] : (1530-?), 자는 伯嚮[백향],

      호는 景退齋[경퇴재] 또는 尤叟[우수]라고도 했다.

      榮州[영주]에 살면서 선생의 문하에서 수학,

      퇴계도 그의 입지가 드물게 훌륭하다고 인정.

      倫中司馬[윤중사마], 왕자 사부에 배수되고

      大學要覽[대학요람]과 心經釋義[심경석의]를 지어 바침.

     임금이 그에게 매화분재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바치라 하니

      그가 말하였다.

     "옛사람들이 예쁜 국화를 바치고 조롱을 받았으므로

      신은 감히 눈과 귀의 노리개를 바칠 수 없나이다"라 하니 

     임금이 의롭게 여겼다. 縣令[현령]을 지냄. 

 

 

 

2

幽庭草積翠[유정초적취] : 그윽한 정원에는 많은 풀들이 푸르고

曲渚沙鋪明[곡저사포명] : 굽이진 물가에는 밝은 모래 펼쳐졌네.

風驅酷暑去[풍구혹서거] : 바람이 내몰 듯 극심한 더위를 내몰고

鳥呼殘夢驚[조호잔몽경] : 새가 부르짖으니 남은 꿈에 놀란다네.

靜居何所修[정거하소수] : 조용하게 살면서 어떠한 것을 기르나

年光倏遞更[년광숙체경] : 사철의 경치 갑자기 바뀌어 갈마드네.

少壯當勉業[소장당면업] : 젊고 씩씩할 때 마땅히 학업에 힘써야

庶以慰老情[서이위로정] : 여러 이유로 늙은 정취를 위안받으리.

 

원시

明月出東山[명월출동산] : 밝은 달이 동쪽 산에서 나오면서

照見西林明[조현서림명] : 환하게 드러나며 서쪽 숲이 밝구나.

龍蛇布滿地[용사포만지] : 용과 뱀이 땅에 가득 퍼진 것 같아

欲步還自驚[욕보환자경] : 걸으려 하다 도리어 스스로 놀라네.

試問夜何其[시문야하기] : 묻노니 바야흐로 밤은 얼마쯤일까

鳥喧似知更[조훤사지경] : 시끄럽게 새가 번갈아 알리는 것 같네.

誰探千載意[수심천재의] : 누가 천세의 정취를 더듬어 찾는가

寂黙乃其情[적묵내기정] : 명상에 잠겨보니 그 정취 이와 같네.

   

退溪先生文集卷之一[퇴계선생문집1권] 詩[시]

李滉[이황 : 1501-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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