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和老杜幽人[화노두유인]

돌지둥[宋錫周] 2022. 12. 22. 17:26

和老杜幽人[화노두유인]   退溪 李滉[퇴계이황]

노두(두보)의 '유인'에 화답하다.

 

幽人在何許[유인재하허] : 그윽한 사람 어느 곳에 있는가

擧世誰同歸[거세수동귀] : 온 세상 누구와 함께 돌아갈까.

中林遠垢氛[중림원구분] : 숲 속은 속된 기운이 멀어지고

獨立靜其儀[독립정기의] : 홀로 서니 그 거동은 고요하네.

茝蘭以爲佩[채란이위패] : 향기로운 풀을 지니고 있으며  

松桂以爲期[송계이위기] : 소나무 월계수로써기약한다네.

苦心領道要[고심령도요] : 마음 다해 근본 이치 다스리고

超然形迹遺[초연형적유] : 초연한 형상과 자취 남겼구나.

應龍神變化[응룡신변화] : 용이 응하여 정신이 변화하고

貞玉絶瑕疵[정옥절하자] : 옥의 정조로 결점을 끊었다네.

有時騎白鸞[유시기백란] : 제 때에 흰 난새에 걸터 앉아

游天略瑤池[유천략요지] : 하늘에 떠서 요지를 다스리네.

濯髮洧盤水[탁발유반수] : 유방의 강물에 머리털을 씻고

觀日扶桑枝[관일부상지] : 부상나무 가지에서 해를 보네.

歸來寂無營[귀래적무영] : 돌아와 꾀하지 않으니 고요하여

霞飧薜荔衣[하손벽려의] : 벽려의 옷을 입고 술을 권하네.

我欲扣雲關[아욕고운관] : 나는 관문의 구름 당기려 하고

問道探玄微[문도심현미] : 길을 묻고 미묘한 도리를 찾네.

願無靳石髓[원무근석수] : 돌 골수 원망하며 원하지 않고

精虔茹玉芝[정건여옥지] : 정기를 지키려 옥 영지를 먹네.

千年有餘樂[천년유여락] : 천 년의 많은 즐거움 남았는데

一介寧戀悲[일개녕연비] : 한 낱 어찌 슬퍼하고 기뻐하나.

 

老杜[노두] : 唐[당]나라 말기의 시인 牧[두 목]杜[소두] 라 일컫는 데 대해,

     代[당대]의 시인 甫[두보]를 이르는 말.

幽人[유인] : 속세를 피해 조용히 사는 이.

垢氛[구분] : 濁氣[탁기], 세속의 오염된 공기, 속된 기운.

茝蘭[채란] : 香草의 이름. 궁궁이.

苦心[고심] : 마음과 힘을 다함.

超然[초연] : 범위 밖으로 뛰어난 모양, 남과 관계하지 않는 모양.

瑤池[요지] : 구슬의 연못, 신선이 산다는 곳. 

      곤륜산에 있다는 못. 周[주]나라 목왕이 서왕모를 만났다고 하는 곳.

洧盤[유반] : 전설 속에 나오는 물 이름, 崦嵫山[엄자산]에서 발원한다.

      楚辭[초사] 離騷[이서]에 "저녁에 窮石[궁석]으로 돌아가 머물고,

      아침에 유반에서 머리를 감는다."라고 하였다.

薜荔[벽려] : 벽려는 향기 나는 나무 덩굴 이름, 蔓木科[만목과에 속하는 상록수

      隱者[은자]가 입는 옷을 말한다.

玄微[현미] : 도리나 기예가 깊어서 썩 미묘함. 유현하고 미묘함.

石髓[석수] : 삼국 시대 魏[위] 나라 王烈[왕렬]이 太行山[태행산]에 갔을 때

      산이 쪼개지며 그 속에서 骨髓[골수] 같은 푸른 진액이 나왔으므로

      그것을 丸藥[환약]으로 만들어 복용해서 장생했다 한다.

      그 약을 다시 嵆康[혜강]에게 건네주자 곧바로 딱딱한 靑石[청석]으로

      변해 버렸으므로 혜강이 신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왕렬이 탄식했다한다.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滉[이황 : 1501-1570]